제주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 6가지

아무런 준비없이 제주에 내려갔다가 너무 사는게 좋아서 5년간 눌러살다가 올라온지도 벌써 5년차가 되었습니다.

제주도에 있었던 만큼의 기간이 지났는데 코로나만 아니면 또 놀러가고 싶은 생각이 잔뜩입니다.

부모님을 자주 뵐 수 없어서 죄송스런 마음에 육지로 올라오긴 했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려가서 살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제주에서 5년간 살면서 저는 네이버 블로그를 취미로 했었고 매일매일 포스팅을 했기에 그만큼 음식점도 굉장히 많이 다녔습니다.

제주도 토박이 친구들도 여럿 만났으며 같이 술자리도 자주 했었기 때문에 토박이는 뭘 먹는지 어디를 자주 가는지 물어보곤 했는데 제주도 토박이는 향토음식이나 뭐 그런것들을 잘 안먹는다고 하더군요.

그냥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이런거 먹고 애슐리나 빕스, 아웃백 이런데를 자주 간다고 들었습니다.

육지에서 먹는거랑 뭐 똑같지 제주사람이라고 해서 아침에 접짝뼈국먹고 저녁에 말고기먹고 그러진 않더라구요ㅎㅎ

신제주에 사는 토박이 친구가 살면서 성산일출봉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말이 저는 가장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가 본 음식점보다 제가 5년동안 살면서 갔던 음식점이 더 많고 다양하다는 말도 했었는데요.

자기가 자주 가는 식당 위주로만 다니지 뭐 특별한 걸 먹으러 다니지는 않다보니 오히려 제가 나중에는 맛집도 추천해주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그래서 제주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요.

일단 글을 쓰기전에 육지에서 관광하러 내려오신 분들은 육지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굳이 제주도에 내려와서 안드셔도 된다는 말을 먼저 해드리고 싶습니다.

제주에 무슨 중국집이 유명하다거나 해장국이 유명하다거나 냉면맛집이라고 막 찾아가다보면 분명히 80% 이상은 실망을 하고 올라가실 겁니다.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라면 육지에서 드시는 게 훨씬 낫습니다.

굳이 제주까지 내려와서 먹지 않아도 됩니다.

해장국도 유명하다는 집들 다 다녀봤지만 제주도 내에서의 맛집 경쟁과 육지에서 전국적인 경쟁은 비교가 안됩니다.

전국의 수많은 해장국집들을 제치고 맛집으로 손꼽히는 곳들은 얼마나 그 경쟁이 심하겠습니까?

그런 곳을 먹어보다가 제주에 내려와서 해장국 맛집을 찾아다니면 당연히 실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도는 해장국 잘하는 집들이 막 넘쳐나고 거기서 또 경쟁이 엄청나게 붙어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노포가 넘쳐나는 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의 음식점을 비하하는게 아니라 육지에서 먹을 수 있는 재료는 굳이 제주까지 내려가서 안먹어도 된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어서 이런 의견을 남겨봅니다.

자,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먹어야 할 음식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해장국 중에 고사리해장국은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으니 이건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막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은 아니지만 부드럽게 술술 들어가는 그 맛이 참 좋으니까요.

뭔가 낯설지만 낯설지않은 익숙한 느낌에 밥도 잘 넘어가고 한끼 잘 먹었다는 말이 나오게 될 겁니다.

1. 근고기(혹은 뒷고기)

제주도에 내려왔으면 근고기는 먹고 가는게 좋습니다.

여기서는 굳이 흑돼지를 안드셔도 되고 도민들도 무조건 백돼지를 시킵니다.

근고기는 엄청 유명한 집들이 많이 있지만 도민들은 그런곳보다는 그냥 동네에 있는 집들을 자주 갑니다.

어차피 똑같은 고기 받아서 구워주는데 유명한 집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근고기는 구워주는 사람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므로 될 수 있으면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는 곳으로 가는게 좋습니다.

젊은 알바 중에서도 잘 구워주는 친구가 있는 반면에 막 바빠서 신경 못 써주고 어설픈 친구들이 가끔은 있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좀 날 수 있습니다.

삼겹살보다 근고기가 더 비싸서 이왕 비싼 돈 주고 먹는거면 잘 구워주는 집에서 먹는게 좋습니다.

삼겹살이랑 근고기의 차이점은 큼직하고 두껍게 한 점 한 점을 먹는다는 것인데 너무 오래 구우면 뻑뻑해서 약간 덜 익은 듯 구워주는 게 맛있습니다.

제가 자주 갔던 곳은 아라동에 있는 돈사촌인데 여기 사장님이 진짜 고기 잘 구워주셔서 평일에도 자리가 꽉 차곤 했습니다.

관광객들은 한 명도 없이 오로지 다 주민들이 가는 곳이었고 제가 거기 오픈할때부터 다니면서 친구들 놀러오면 꼭 데리고가서 김치찌개까지 다 먹여서 보내곤 했습니다.

근고기집은 고기도 맛있지만 대부분 김치찌개가 특히나 맛있습니다.

제주에는 뒷고기집도 많은데 저는 서문뒷고기에서 낮술을 종종 먹곤 했습니다.

거기가 정말 가격도 싸고 맛도 좋아서 자주 갔었는데 지금은 얼마정도 할라나 모르겠네요.

제가 기억하기로 1인분에 7~8천원쯤 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아, 그리고 제주시청쪽 번화가에 돼지특수부위를 엄청 저렴하게 파는 고기집도 있었는데 뽈살이나 발탄살, 천겹살 뭐 요런 부위를 파는 식당도 있으니 이런 집에서 소주 한 잔 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제주도는 일단 돼지고기가 맛있는데다가 다른 구이는 육지에 많이 있으니 근고기는 꼭 드시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말고기(구이)

육지에도 말고기를 파는 집이 있을까요?

저는 제주에 내려와서 처음 말고기를 먹어봤는데 처음 먹을때는 코스로 먹었음에도 그닥 특별한 건 못 느꼈습니다.

그냥 소고기랑 비슷하구나 맛 괜찮구나 이 정도였습니다.

맛이 비슷하면 그냥 소고기를 먹어야겠다 뭐 잘 모르겠다 이랬던 제가 말구이를 한번 제대로 먹어보고 나서는 친구랑 말구이에 소주 한 잔 하러 자주 다니는 놈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계기는 도남오거리에 있는 말고기집에 가고 나서부터인데 내가 직접 불판에 고기를 구워가면서 소주를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집을 찾게되면서 이제 맛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놈이랑 술 한 잔 하면서 고기 올려서 금방금방 구워먹는 맛이 참 기가 막혔습니다.

친구랑 둘이서 소자를 시키면 가격이 2만5천원이었던가 그랬는데 먹는 방식은 소고기처럼 불판에 올려서 아주 바싹 익히지 말고 대충 익었다 싶으면 낼름 집어먹으면 됩니다.

처음 갔을땐 뭣도 모르고 비계를 불판 닦는걸로 썼다가 혼이 났었습니다.

나중에는 비계를 가운데 올리고 고기는 그 주변으로 올려서 비계에서 내려오는 기름으로 고기를 맛있게 굽고 가장 마지막으로 이제 비계를 먹으면 되는데 그 비계가 마치 탄력있는 대창같은 맛이어서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대창과는 다르게 체내에 쌓이지 않는 건강한 기름이라며 설명을 해주셨던 것도 기억납니다.

말고기는 소고기처럼 마블링이 막 있는게 아니라서 살짝 익힌 후 바로바로 먹으면 되고 말국도 진하니 맛있어서 마무리로 먹고 나오기에 좋았습니다.

말고기 구이는 잘하는 집에서 먹어야지 애매한 집에서 먹으면 특유의 냄새도 많이 나고 특별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해맑은말집이라는 곳을 자주 갔었고 여기는 잘 구워주는 사람이 멤버로 있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겁니다.

3. 활한치물회(자리물회)

지금과 같은 계절에는 활한치물회가 슬슬 메뉴로 들어옵니다.

제주에서는 여름에 물회를 드셔보는게 좋은데 강원도쪽에 파는 물회는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지만 제주는 고추장에 된장을 섞어서 육지 느낌과는 좀 다릅니다.

자리물회는 굉장히 고소하지만 뼈가 억세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지만 활한치물회는 싫어하는 분 거의 못 봤습니다.

그냥 한치물회는 냉동한치를 쓰지만 활한치는 바로 살아있는 한치를 쓰기에 투명하고 훨씬 더 부드럽습니다.

더울때 시원하게 한치물회 한그릇 먹으면 땀이 쏙 들어가고 아주 좋습니다.

여름에 지인들이 놀러오면 한사발씩 꼭 먹이고 관광을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4. 고기국수

이것도 제주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 중 하나입니다.

가격이 엄청 비싸지 않고 맛도 괜찮아서 지인들 오면 꼭 같이 먹었습니다.

제가 있을땐 올래국수랑 자매국수가 신제주에서 투탑이었는데 남자들은 투박하고 진한맛의 올래국수를 좋아했고 여자들은 깔끔한 자매국수를 좋아했었습니다.

지금은 웨이팅이 엄청 길어서 아마 드시기 힘드실 겁니다.

마치 일본의 라멘을 딱 한국인들 입맛에 맞게 만든 국수라고 보시면 되는데 고기국수는 일단 국물이 엄청 진합니다.

그리고 비빔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알고있는 그 매콤새콤한 그런 맛이라서 이건 굳이 추천을 해드리지 않지만 고기국수만 드시기 좀 그럴때 한그릇 같이 놓고 드시기엔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올래국수가 국물이 진하고 고기도 튼실하고 그래서 정말 좋아했는데 여기가 아니더라도 제주에는 맛있는 고기국수집이 참 많습니다.

국수거리에 있는 여러 집들도 다 맛있고 오라동에 살때는 연동에 있는 장수물식당이라고 예전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던 집이 있는데 거길 자주 갔었습니다.

장수물식당은 수육도 먹으라고 한접시 줬었는데 지금도 그러는진 모르겠습니다.

면만 먹으면 금방 배가 꺼질 수 있지만 고기가 들어가있으니 한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을 겁니다.

남자라면 개인적으로 웨이팅이 좀 있더라도 올래국수에서 한그릇은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아, 참고로 자매국수는 고기국수보다 비빔국수가 더 맛있으니 자매국수에 가셨다면 비빔을 꼭 드셔보세요.

5. 밀면(산방식당)

경상도 분들은 밀면에서 특유의 간장맛이나 한방냄새가 나는 걸 좋아하시겠지만 제주도식 밀면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산식보다 간이 더 슴슴하다고 해야할까요?

더운날 한그릇 시원하게 먹기 너무 좋고 맛있습니다.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밀면집은 산방식당인데 서귀포에 본점이 있고 이도동에 2호점이 있었습니다.

수육은 서귀포 본점이 더 괜찮았았었지만 서귀포까지 매번 갈 수는 없으니 이도동으로 자주 갔었구요.

여기서 수육 시켜놓고 막걸리 엄청 마셨었습니다.

참고로 제주도에 가면 제주막걸리라고 분홍색으로 된 거 있습니다.

처음 마셔보면 뭔가 굉장히 밍밍하고 탄산이 왜 없냐고 하시겠지만 그게 진짜 홀짝홀짝 부담없이 계속 들어갑니다.

낮부터 마셔대면 그날은 아주 관광일정 하루 다 꼬여버리는 겁니다.

친구랑 여기서 낮술을 마시면 이제 저녁때 시청으로 넘어가서 또 2차 3차 계속 마시고 저녁 늦게 꽐라대서 집에 들어가면서 필름이 딱 끊겨버리는 아주 무서운 코스였습니다.

수육을 시키면 고추장같은 소스랑 겨자를 같이 주는데 그걸 적당히 수육에 올려서 딱 먹으면 정말 기가막힙니다.

가끔 무채도 올려서 같이 먹고 그랬는데 손님이 별로 없는 시간대에 가면 수육고기도 몇 점 주고 그랬습니다.

대신 사먹는 수육은 비계가 야들야들하게 많이 붙어있는 반면에 맛보기로 주시는 수육고기는 비계가 별로 없다는 점?

그리고 밀면에 수육고기가 여러점 올라가있으니 맛이 궁금해서 한접시 시키려는 분들은 굳이 안그래도 됩니다.

6. 해물탕

섬에서는 역시나 해산물이 최고입니다.

원래는 방어나 횟집을 적어드리려고 했었는데 워낙 요즘 횟집들이 다 비싸다보니 차라리 해물탕을 추천하는게 낫겠다 싶더군요.

제가 제주에 살때는 해물탕 작은게 3만5천원정도 했었고 중자가 4만5천원정도 했었습니다.

중자로 시키면 전복이 보통 10개 이상 올라갔고 문어도 한마리에 키조개도 올라가고 그랬습니다.

예전엔 가격이 괜찮았는데 얼마전에 한번 검색해보니 가격이 아주 무섭더군요;;;

애월에 해물잔치라는 음식점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괜찮았는데 여기는 없어진 모양입니다.

제주에 살면서 해물탕집은 진짜 여기저기 많이도 다녔었는데 그때는 너무 질려서 가기 싫었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이 외에도 먹어야 할 음식들이 몇가지 더 있는데 오늘은 그냥 여기까지만 쓰도록 하고 다음에 또 다른 음식들로 2탄을 한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맛있는 여행 재밌는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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