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데이트를 할때만 하더라도 서울역에서 남대문을 넘어갈때는 고가도로를 차를 타고 갔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남대문에서 숙대입구 방향으로 올때도 마찬가지로 고가를 타고 넘어갔었는데 여기가 갑자기 철거된다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오래되기도 했고 차들이 계속 지나다니는 그 하중을 버티지 못한다는 소리를 하면서 철거한다고 했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를 철거하기보다는 보행로로 탈바꿈을 시켜버렸습니다.
1970년 처음 개통되었던 서울역 고가도로는 그렇게 2015년을 끝으로 전면폐쇄가 되었고 그 뒤로 2년간 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2017년 5월 20일에 처음 사람들에게 선을 보였습니다.
1970년도에 만들어진 다리가 2017년에 새로 단장을 하였고 17개의 길로 재탄생했다는 의미에서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5살부터 30살까지 청파동에 살았던 저에겐 정말로 좋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다가왔습니다.
옛 느낌도 고스란히 살릴 수 있고 무엇보다 서울역에서 걸어서 남대문까지 한번에 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지하도를 통해서 멀리 건너가야했지만 지금은 다리 한번만 건너면 바로 남대문 입구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동선이 간단해졌고 그만큼 유동인구도 많은 지역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여파가 청파동 꼭대기까지 오진 않더라도 어쨌거나 도시가 활기차게 변한 것만은 틀림없기에 굉장히 좋은 사업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 오픈을 했을 당시 저는 제주도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가진 못했고 1년이 지난 후에 처음 가봤습니다.
서부역에서 출발해서 남대문까지 걸어서 가는데 생각보다 이동경로가 가까워져서 놀랐고 다리도 예쁘게 잘 꾸며놔서 한번 더 놀랐습니다.
원래 서울역에서 남대문까지 가는 거리에는 노숙자가 정말 많아서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다리가 생기고 주변 환경이 변하니 서울역의 분위기가 더 밝아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지금은 서울에 살고있지 않아서 자주 가진 않지만 아직 부모님이 그 동네에 살고있기 때문에 한번씩 가보고는 있습니다.
바로 얼마전에도 가서 남대문 구경도 하고왔는데 이번에 가 본 서울로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1. 노숙자는 여전히 많다
저희는 ITX 청춘열차를 타고 용산에서 내려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서울역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공항철도가 있는 방향으로 나와서 바깥으로 내려갔습니다.
원래는 롯데마트가 있는 쪽으로 나가면 바로 다리로 진입할 수 있었지만 어머니를 만나기로 해서 소화병원 맞은편에 있는 신호등으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니 어머니가 바로 길을 건너오고 계셨고 저희쪽으로 오셔서 같이 서울로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때가 오후 12시 30분정도 된 시각이었는데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이동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롯데마트쪽으로 걸어서 다리를 올라가려는데 그 앞에 노숙자로 보이는 분들이 다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료급식을 나눠주는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바닥에 줄을 서서 앉아계시더군요.
아직도 서울역에는 노숙자가 많구나 하면서 다리로 올라갔고 남대문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서울로에서 바로 빌딩과 연결된 건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여기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바로 다리랑 연결되서 편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나도 이런 대기업에 다니고 싶다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도 하고 요기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이 즐겁겠다 뭐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직장인들이 회사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는 회현역 방향으로 걸어갔고 연길반점이라는 곳에서 어향가지랑 이것저것 먹고 왔습니다.
다른 메뉴는 그냥 그랬고 어향가지가 정말 맛있었는데 다음에 또 어머니랑 같이 가서 양꼬치에 어향가지랑 맥주도 먹자고 약속을 하고 왔습니다.
다음 번에는 좀 날씨가 선선할때 가서 밥도 먹고 남대문 구경도 좀 하고 오려고 합니다.
2. 점심시간에 이동하는 사람들
확실히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이동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보였고 저희처럼 남대문까지 걸어가려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데이트를 하러 나온 것처럼 보이는 커플들도 있었구요.
바쁘게 걸어다니는 사람들 사이로 사진을 찍고 천천히 쉬어가려는 가족들도 보여서 분위기는 굉장히 평화롭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여기서 노숙자인지 정신이상자인지 모를 사람에게 지인이 테러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저녁 시간대에 어머니 친구가 다리를 건너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이 허벅지에 니킥을 날리고 도망갔다고 하더군요.
일부러 나이든 노인을 기다렸다가 공격한 것 같은데 cctv도 없고 그래서 결국은 신고도 못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cctv가 아예 없는건지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크게 다친것도 아니고 워낙 경황도 없어서 신고를 하지 않으셨나 봅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는 그 정도로 뭘 신고까지 하냐는 마인드 같은데 너무 위험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서울역에 워낙 노숙자들이 많으니 거리를 다닐땐 주의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3. 회현역을 이용하는 사람들
연길반점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서 잠깐 악세서리 도매상가를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휴대폰을 바꿔야해서 다시 숙대로 이동했습니다.
버스를 탈까 하다가 그 앞이 회현역이라서 지하철을 타고 숙대입구로 갔습니다.
예전에 회현역은 거의 이용자가 없었던 곳인데 지금은 이용객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특히나 횡단보도 중간에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그걸 타고 역으로 내려갈 수 있어서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서울로를 걸어내려와서 4호선을 타고 갈 수도 있으니 걸어다니는데 괜찮겠구나 싶었습니다.
4. 남대문이 더 활기차진 느낌
평일 점심의 남대문은 예전엔 이만큼 활기차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빠졌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서울로가 생기고 나서는 뭔가 더 북적북적거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방문한 시각이나 날짜에만 더 그래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제 기분이 그랬을 수도 있구요.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많이 빠진게 이 정도면 그 전에는 더 많았겠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원래 남대문까지는 거리가 멀어서 잘 다니지 않았는데 서울로가 생기고 난 이후에는 걸어서 금방이라 괜히 더 이쪽으로 찾아다니곤 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이모들이랑 남대문에서 만나서 갈치조림이라든지 밥 먹으러 종종 만나신다고 하더군요.
이런식으로 상권이 살아날 수도 있구나 싶네요.
5. 서울로 근처에서 또 갈만한 곳들
부모님 집에 방문할때 같이 갈만한 데가 없나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 중에서 연길반점은 다음에 낮술을 먹으러 가기로 했고 그 외에 또 찾아보니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의 모모카페 뷔페가 가성비 괜찮다고 나오더군요.
평일 점심에는 대게가 안나오지만 디너나 주말, 공휴일에는 대게가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대게가 나올때의 가격대는 할인을 받아서 1인당 5만원 선으로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따끈따끈하게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뷔페에서 대게를 5만원대에 먹을 수 있다는 건 충분히 괜찮다고 봅니다.
워낙에 대게나 킹크랩 등을 좋아하는데 둘이서 대게만 먹으려고 해도 돈 10만원은 우습게 깨지는데 그와 비슷한 가격대로 뷔페를 가서 먹을 수 있다면 괜찮은거죠.
주말에만 시푸드뷔페를 하는건지 공휴일도 하는건지 이게 좀 애매해서 다시 확인해보려고 하구요.
시푸드뷔페를 할때가 대게를 주는 것 같아서 먼저 물어보고 날짜 정해서 예약할 계획입니다.
코로나때문에 뷔페에서는 음식 덜때 비닐장갑을 끼고 다녀야한다는군요.
뷔페가 가장 땡겼고 그 외에 저는 개인적으로 남대문의 여러 식당들을 가고 싶었는데 여기는 와이프도 별로 안좋아하고 엄마는 지겨워서 안간다고 하시네요ㅋ
비빔밥이랑 냉면이랑 칼국수랑 다 한번에 먹을 수 있는 가게도 있고 갈치골목에 닭진미강원집이라고 닭곰탕집도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닭곰탕이 8천원, 고기백반이라고 닭고기랑 국물이 따로 나오는게 8천원이라는데 저는 여기를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노계를 푹 삶아서 먹는게 요즘에는 참 좋더라구요.
그리고 막내횟집이라고 회정식을 먹을 수 있는 횟집이 있던데 회에 고등어무조림에 매운탕까지 같이 나오고 회덮밥을 해먹을 수 있게 나오기도 하고 또 오징어볶음에 감자조림 뭐 이런 밑반찬들이 다 맛있다고 하네요.
대신 회정식은 오후 1시 이전까지 가야 먹을 수 있다던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딱 점심시간에만 회정식을 시킬 수 있고 그 이후에는 회모듬을 먹어야하는데 뭐 시간이되면 회정식을 먹고 안되면 모듬으로 먹어도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 김밥집도 있고 돼지고기 맛있는 집도 있고 꽤 많이 있었는데 당장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곳은 딱 요렇게 3군데였습니다.
뷔페랑 닭곰탕이랑 횟집이요.
회는 어디서나 먹을 수 있지만 포실포실한 감자조림이나 뭐 그런 밑반찬이 그냥 땡기더라구요.
닭곰탕은 닭 건져먹고 마무리로 딱 밥 말아서 먹으면 기분좋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나중에 같이 가자고 얘기는 했습니다.
뷔페는 월급 두둑하게 들어온 달에 가려고 계획중인데 두둑하게 언제쯤 들어올지가 걱정이네요ㅋㅋ
맨날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려면 일단은 돈을 많이 벌어야하니 오늘도 농땡이 피우지 말고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