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수육하면 찍먹이랑 부먹만 알지 볶먹은 모르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네요.
제가 어렸을때는 찹쌀탕수육은 없고 무조건 바삭바삭하게 튀긴 탕수육만 있었습니다.
후라이드치킨 하면 다 바삭한 것만 있는 것처럼 탕수육도 그렇게 바삭한 방식으로만 튀겼죠.
바삭하게 튀겨서 소스를 같이 볶아 나오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데 그걸 간장에 고추가루에 식초 살짝 탄 장을 만들어서 찍어먹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찹쌀탕수육이 나오더니 요즘 중국집들은 다 찹쌀탕수육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찹쌀탕수육이 더 만들기 편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더 맛있어서 그런건지… 왜 다들 찹쌀탕수육만 취급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릴때 자주 가던 중국집이 있었고 거기는 화교가 주방장이라 여름에도 뜨거운 자스민차를 줬습니다.
시원한 물을 달라고 하면 가져다주긴 하지만 기본으로는 따뜻한 차가 나왔습니다.
화교들이 중국집을 운영하거나 주방장으로 일할때는 다 볶먹으로 나왔는데 요즘 한국인들이 주방을 맡으면서 다 찹쌀탕수육으로 바뀐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볶먹을 좋아하는 편이라 오래된 중국집에 가는 걸 좋아합니다.
메뉴판이 있는 집 말고 벽에 차림표라고 써서 직접 쓴 글씨에 메뉴가 적혀있는 곳을 특히 좋아합니다.
오래된 중국집이면 무조건 차림표가 적혀있고 심지어 가격이 한자로 적혀있는 집도 있습니다.
기본 40년이상 된 중국집들은 요즘 중국집들이랑 짬뽕부터가 맛이 다릅니다.
요즘 짬뽕들은 한 입 먹자마자 국물이 진하다고 느껴지지만 계속 먹다보면 약간 물리는 맛이 있습니다.
내공이 있는 중국집들은 처음 먹었을때 뭔가 밍밍한 느낌이 나지만 한입 두입 먹다보면 계속 당기는 맛이 있고 결국은 완뽕을 하게 됩니다.
탕수육은 특히나 바로 볶아서 나오면 그 뜨끈뜨끈함이 찍먹과는 차원이 다르고 특히나 소스가 코팅이 되어있음에도 바삭바삭한 식감이 있습니다.
소스에 같이 볶아도 튀김이 바삭바삭한 비결은 예전에 이연복 쉐프가 방송에서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많이 나왔었는데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에서는 아예 재료부터 자세하게 다 나왔었습니다.
고구마 전분 70 : 감자 전분 20 : 옥수수 전분 10 비율로 섞어서 사용하고 밀가루는 아예 들어가지 않습니다.
잘 섞은 전분가루에 물을 부어서 잠시 전분이 가라앉길 기다렸다가 전분과 물이 분리되면 위에 뜬 물을 다 따라내고 남아있는 전분에 계란과 식용유를 넣어줍니다.
식용유를 충분히 넣어주면 나중에 튀길때 안에 있는 식용유가 다 빠져나오면서 더욱 튀김을 바삭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전분과 달걀과 식용유가 섞인 반죽에다가 고기를 섞어서 그대로 튀기면 되는데 튀길때도 기름에 여러번 넣었다가 건졌다가 하면서 바삭해지도록 해줘야합니다.
서울에는 오래된 중국집들이 많아서 제가 원하는 탕수육이나 짬뽕, 간짜장의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신도시로 넘어오면 그런 집들을 찾기가 힘든 게 문제입니다.
신도시가 막 생길때 들어가서 2년간 살다가 나온 적이 있는데 노포음식점들이 없다는 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지금 살고있는 동네에도 오래된 중국집들이 있긴 하지만 집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 있거나 차를 타고 가야하는 한적한 위치에 있어서 걸어가기가 힘듭니다.
서울이야 뭐 지하철타고 가거나 동네에서 걸어가면 가까운 곳에 오래된 중국집들 한두군데는 있었는데 경기도 외곽으로 왔더니 아예 그런게 없어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맛있는 음식점들이 가까이 있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너무 늦게 깨달은 겁니다^^
저도 지금은 서울에서 살고싶은데 이제는 집값이 너무 올라버려서 서울에 가는 건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최대한 경기도 구도심으로 가려고 생각중인데 더 부지런히 돈을 모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