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점심에 해장으로 중국집 우동 꽤 자주 먹곤 했었습니다.
우동에서 약간 걸쭉한 국물이 땡긴다 싶으면 울면을 먹는 거고 두꺼운 면이 아닌 얇은 면이 땡길때는 기스면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두꺼운 면을 먹기가 좀 힘들때도 있는데 그럴때는 기스면처럼 얇은 면을 먹거나 아니면 아예 면을 빼고 국물만 쪽 빨아먹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점심에 해장을 해서 정신을 차리고 이제 오후 3~4시쯤 되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서 그날 저녁에 또 술을 마시러 나가곤 했죠.
희한하게 죽을 것처럼 오후까지 빌빌대던 날은 그날 저녁에 술이 아주 쭉쭉 들어가고 다음날 숙취도 별로 없습니다.
너무 힘이 들면 차라리 해장술을 살짝 마시는 것도 무식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인데 그렇게 해장술로 시작해서 그날 저녁까지 쭉 술로 달리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중국집 우동은 일본식 우동과는 전혀 다른 메뉴인데 과거에는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중식우동이 제일 잘 나가는 메뉴였다고 합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집에서는 짜장면과 우동이 제일 잘 나가는 메뉴였지만 이후 짬뽕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우동은 점점 밀려나기 시작했고 요즘 중국집들은 아예 중식우동을 판매하지 않는 곳도 많아졌습니다.
중국집에서 파는 우동은 안에 오징어가 많이 들어가고 각종 야채들과 계란이 같이 들어가곤 했는데 거기에 고춧가루를 풀고 살짝 매콤하게 하면 짬뽕이 되는 식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중국집에서 짬뽕을 시켜먹으면 자극적이지 않은 시원한 국물이 특징인데 요즘에는 그런 짬뽕을 볼 수 없어서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요즘 짬뽕들은 하나같이 다 국물을 짜고 자극적으로 만드는 편인데 저는 예전 스타일의 짬뽕이 먹고 싶을때면 최소 30년이상 영업을 한 오래된 중국집들을 방문하곤 합니다.
예전에 제주에 살았을때 자주 가던 짬뽕집이 있었는데 거기가 딱 예전 스타일의 짬뽕이랑 우동을 파는 곳이어서 다 먹고 나서도 속이 부대끼지 않고 소화가 잘 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집은 탕수육을 제일 작은 걸 시켜도 엄청 푸짐하게 바로 소스에다가 볶아서 내어주셨는데 갓 나온 탕수육에다가 간장+고추장+식초 소스를 살짝 찍어먹으면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요즘 중국집들은 하나같이 다 자극적인 짬뽕에 찹쌀탕수육이 기본 공식인 것처럼 되어있는데 저는 어릴때 먹었던 탕수육과 짬뽕이 훨씬 맛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지방에 놀러가면 그 지역에 오래된 중국집이 있는지부터 먼저 검색을 해보는 편인데 탕수육이 볶아져서 나오고 메뉴판에 중국집 우동이 있고 특히 덴뿌라가 있다면 거기는 찐이구나 생각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