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자동녹음 기능이 있어서 가끔 제가 통화한 내용을 들어보곤 합니다.
중요한 내용이 있으면 찾아보고 증거자료로 쓰기도 하며 부모님의 목소리를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 저장해두기도 합니다.
근데 녹음파일을 다시 들어보면 제 목소리가 너무 애 같다고 해야하나?
나이에 비해서 들뜨는 목소리이고 얇아서 듣기에 별로였습니다.
나이가 들면 소리가 좀 저음으로 가라앉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여전히 목소리는 그대로더군요.
제 스스로 제 목소리가 너무 별로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 뒤부터는 말을 잘 안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평소에나 안하는거지 술이 들어가면 그때는 목소리가 더 커지면서 앵앵대는 톤도 올라가고 진짜 별롭니다.
그래서 목소리 톤을 바꿔야하나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유튜브에서 듣기 좋은 발성이라고 영상이 하나 올라와있더군요.
보니까 음~ 아~ 하면서 스마트폰 진동이 온 것처럼 소리를 낼때 비강이 공명하는 그 느낌대로 말을 해보라고 나왔습니다.
처음엔 목소리를 내는데 좀 소리가 멀리 뻗어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너무 저음이라서 톤을 살짝 올렸더니 저 스스로 듣기에도 좀 큰 목소리가 나오네요.
평소엔 입 앞에서 소리가 퍼져나갔다면 공명을 이용하니까 멀리까지 제 목소리가 뻗어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뭔가 부끄럽더군요.
제 목소리가 크게 들리니까 약간 민망한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발성을 낸 건 노래를 부를때나 해봤지 평소 목소리를 낼때 해본 적은 없어서 좀 신기하기도 하고 바꾸는 게 낫긴 하겠다 생각도 들었습니다.
너무 웅얼웅얼대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정확하게 잘 들리는 소리를 내는 게 서로에게 좋으니까요.
음식점에서 제가 주문을 하면 매번 쌩깜을 당하는데 목소리가 큰 지인이 주문을 하면 한번에 바로 오시는 걸 보면서 뭐가 다른가 그때는 몰랐습니다.
엄청 크게 부른 것도 아니고 제가 보기엔 비슷한 소리로 불렀는데 왜 저만 안오는건가 했었거든요.
근데 지금 보니까 소리가 멀리까지 퍼지도록 공명을 이용하는 차이가 있던 게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보고 있습니다.
이걸 습관화해서 나중에는 소리가 작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목소리가 작았던 이유
어릴때는 그렇게 목소리가 작지 않았습니다만 크면서 치열이 너무 고르지 못해 입을 잘 벌리지 않고 말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추가적으로 사춘기때부터 땀냄새도 심해지면서 성격이 소심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목소리도 작아졌고 그 상태로 습관이 굳어지면서 점점 더 작게 말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마이크를 붙잡고 노래를 할때는 소리가 작지 않은데 말을 할때면 유독 소리가 작아지니까요.
발성부터 문제가 있구나 생각하고 다시 말하는 것부터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발성이 문제구나 생각했던 게 바로 엊그제인데 이틀정도 계속 말하는 것을 바꾸기 시작하니 약간씩 자신감도 생긴 것 같습니다.
뭐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구요.
아무튼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는 일단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이 나이에 바꿔야하나 생각도 들었지만 남은 인생은 변화된 모습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제 말하는 걸 안들린다고 하는 것도 약간은 화가 났고 그에 대한 컴플렉스도 은연중에 상당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작게 말했음에도 누가 그걸 듣지 못하면 그렇게 화가 나더군요.
갱년기도 슬슬 시작되면서 더 화가 생기는 것 같은데 스스로 변화하려고 노력한다면 갱년기도 보다 수월하게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