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 곳은 집에서 가까운 한 사진관이었습니다.
디지털사진을 인화하는 업체였고 3교대로 일을 한다고 해서 시간표까지 맞추고 계속 수습업무를 했었습니다.
으쌰으쌰 해보자면서 난지도캠핑장으로 1박2일 엠티도 갔다오고 나름 재미도 있었습니다.
운전면허가 없다는 말에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외근업무는 대리님이 하면 된다고 하셨고 저는 3교대로 열심히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겠다 굳게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한지 열흘이 안되서 갑자기 또 새로운 직원이 한 명 추가가 되었습니다.
그 분은 경쟁업체에서 이미 경력이 있는 분이었고 그런 분이 같이 한다고 하니까 뭔가 일이 더 잘 풀리는 분위기였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저만의 착각이었죠.
경력직이 추가되니 저같은 신입을 한 명 더 쓸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일을 시작한지 고작 보름만에 퇴사를 하게 됩니다.
그날 점심에 대리님이 갑자기 먹고싶은 걸 고르라고 하셔서 푸드코트에서 돈까스를 먹었는데 그게 제가 불쌍해서 사준 점심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점심을 먹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부장님이 부르셔서 오늘까지만 일을 해야겠다고 그렇게 말을 하더군요.
그러면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었더니 지금 바로 집에 가셔도 된다고 하길래 모두에게 인사하고 그렇게 첫직장을 짤렸습니다.
그땐 너무 어렸고 잘 몰라서 나가라고 하니까 나왔는데 지금은 그런식으로 사람을 짜르면 인터넷에 난리가 날 겁니다.
노동부에 신고하고 난리가 났을텐데 참 그땐 너무 몰랐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정말 다양한 이유로 권고사직을 당하는 사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그 중에는 회사가 미친 경우도 있고 사원이 미친 경우도 있는데요.
최근에 아주 재미있는 글을 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잦은 지각으로 인한 권고사직
회사에 처음 입사하고 첫 일주일동안 4번 지각을 하고 한 번은 1시간이나 늦게 회사에 출근했다고 합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1시간이나 늦었을때 상사에게 죄송하다고 많이 늦을 것 같다고 카톡을 보내고 회사에 도착을 했더니 상사가 이제 안나와도 된다며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합니다.
나는 열심히 일하다가도 짤렸는데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신기하기도 하고 근데 지각으로 저렇게 사람을 한번에 짤라도 되는건가 궁금증도 생겨서 관련 내용을 찾아봤습니다.
권고사직이란 말부터 찾아봤는데 이는 근로자에게 퇴직할 것을 권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표를 제출하라고 부당하게 해고를 시킨 것도 아니고 사표를 제출하여 퇴직을 하는 것이 어떤지 권유하는 것이므로 부당해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만약에 권고사직을 하라고 했는데 여기서 응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겁니다.
회사는 근로제공 의무를 위반한 근로자에게 징계를 내릴수는 있지만 무조건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판례를 봐도 잦은 지각은 징계의 사유는 될 수 있지만 해고의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회사는 해고를 하기로 결정을 했더라도 30일 이전에 통보를 했어야합니다.
당장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것은 부당해고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신 수습기간일 경우에는 30일 이전에 해고통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요.
저도 이 부분은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수습기간일때 그래서 당일에 해고를 당한 것인가 봅니다.
어쨌거나 이런 경우에는 회사를 더 다니기도 애매하고 부당해고라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인데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퇴사한 케이스이니 딱히 회사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