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계에서 일할때 먹었던 치킨마요 곱빼기

예전 범계에서 일하던 시절 먹자거리에 한솥도시락이 있어서 점심에 종종 방문하곤 했습니다.

점심은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주로 백반을 사먹었는데 주말에는 식당이 쉬기 때문에 한솥도시락에 가서 치킨마요 곱빼기 하나 사서 먹고 올라오면서 커피 한 잔 하는 게 기본이었습니다.

그때는 2교대로 일하던 시절이었고 쉬는날도 없이 일을 했었는데 지금으로부터 한 15년전쯤이라서 그렇게 일해도 200만원을 못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엔 집에서 출퇴근을 했었지만 이후 할 일은 점점 많아지고 경쟁업체와 싸움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아예 근처 오피스텔을 하나 잡고 거기서 3명이 숙식을 해결하면서 출근을 했습니다.

2명은 출근하고 1명은 남아서 쉬다가 시간이 되면 가서 교대해주고 그런 식으로 2교대를 굴렸는데 오피스텔에 혼자 남아서 쉴때가 가장 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쉬는날도 없으니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어서 일이 끝나면 아예 그 오피스텔로 친구들을 몰래 불러서 놀기도 했었는데 같이 사는 동료나 선배가 오기 전에 모두 다 치우고 출근을 하곤 했습니다.

범계는 안양에 사는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저희 동네보다도 더 자주 다녔었고 집에서 4호선만 타면 바로 숙대입구까지 갈 수 있어서 회사를 그만두고도 진짜 자주 다녔었습니다.

그 회사는 결국 1년도 못 채우고 짤리게 되었는데 굉장히 짧은 기간동안 다녔던 회사지만 은근히 거기서 나름 배운게 많아서 지금까지도 잘 써먹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회사를 생각하면 억울한 것도 많지만 꽤 재밌는 기억도 많았는데 점심에 한솥도시락에 가서 치킨마요 곱빼기 먹은 기억도 왜인지 모르겠지만 다 좋았었고 회식을 하면 비싼 것들을 많이 사줬던 것도 좋았습니다.

참치를 제대로 먹었던 것도 그 회식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당시 숙소로 잡아줬던 곳이 한솔센트럴파크 오피스텔이었는데 이런 오피스텔이나 하나 사서 살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무실은 신안메트로칸에 있어서 출근은 빨랐는데 아무래도 범계에 술집들이 많다보니 저녁이 되면 시끄러워서 창문은 꼭 닫고 자곤 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오피스텔에서 나와서 다시 집으로 들어가니 그때부터 슬슬 독립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아주 약간의 돈을 모아서 처음 오피스텔 월세를 살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독립을 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중입니다.

바로 얼마 전에 한솥도시락 쿠폰이 나와서 오랜만에 치킨마요를 사먹었는데 예전에 범계에서 일하던 생각도 나고 오랜만에 범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같이 모여서 술 한 잔씩 하던 멤버들 대부분 다 결혼을 해서 지금은 거의 만나지도 못하고 있는데 다들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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