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에 마트에 갔다가 국내산 갑오징어회 한팩을 9900원에 파는 걸 봤습니다.
마트 안에 회코너가 있어서 한번씩 지나갈때마다 뭐 싸게 파는 거 있나 보곤 하는데 하필이면 저녁에 삼겹살을 먹기로 한 날에 맛있는 갑오징어회가 올라와있네요.
9900원이면 진짜 저렴한 건데 저녁에 먹을 게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그냥 왔습니다.
다음번에 또 팔면 꼭 사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와이프가 저녁에 뭐 사갈 거 있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맥주 있으면 사달라고 하고 갑자기 그때 회가 생각나서 갑오징어회 있으면 사다달라고 했습니다.
와이프는 집에 있는 고구마 좀 오븐에 구워놓고 있으라고 해서 대충 밀려있는 설거지 해놓고 감자 깎아서 그거 에어프라이어에 굽고 고구마는 씻어서 오븐에다가 굽고 있었습니다.
살짝 찜찜해서 국내산인지 확인해보라고 하려다가 손에 물이 묻어있어서 그냥 알아서 잘 사오겠지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고구마는 오븐에 250도로 10분 돌리고 5분 더 돌렸는데 아직 젓가락이 안 들어가길래 5분 추가로 더 돌렸고 감자는 대충 익었길래 맛을 보니 별로더군요.
에어프라이어에만 구우니까 뭔가 겉에 맛이 별로였습니다.
다시 오븐에다가 살짝 돌려야하나 뭐 그러고 있었는데 바로 와이프가 들어왔습니다.
장 봐온 봉투를 내밀길래 보니까 백제쌀국수랑 맥주랑 갑오징어회가 들어있어서 바로 냉장고에 넣으려다가 보니 원산지가 베트남산으로 적혀있었습니다.
아까 말을 할까말까 하다가 말았더니 이런 불상사가…
이 동네 마트에 있는 회코너는 갑오징어회를 파는데 어떤날은 국내산, 어떤날은 베트남산으로 팝니다.
둘 다 가격이 9900원으로 똑같아서 저는 국내산으로 팔때만 사오는데 와이프는 그걸 몰랐나봅니다.
그냥 9900원에 파니까 집어왔나보네요.
베트남산은 한번도 안 먹어봤는데 괜찮을지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저녁은 나쁜엄마 보면서 회에다가 맥주나 마시고 일찍 잘 생각입니다.
갑오징어는 에어프라이어에 통으로 그냥 돌려서 먹어도 쫄깃하니 맛있는데 다음에는 오일장에서 엄청 큰 걸로 사다가 한번 구워봐야겠습니다.
당근거래하면서 피해야하는 부류
지금까지 당근으로 물건을 170개정도 팔았습니다.
매너온도는 42도이고 재거래희망률과 응답률 모두 100%를 찍은 상태입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거래하면서 별의별 일들이 많았는데 대충 대화를 나눠보면 첫마디만 보고서 걸러야겠구나 하는 감이 옵니다.
예를 들어서 ‘안녕하세요’나 ‘혹시 판매되었나요?’라고 시작하는 사람들은 무난하고 평범한 사람들 입니다.
근데 ‘똑똑’이렇게 보내거나 갑자기 웃는 사람들은 피해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경험이니 태클은 사양합니다.
‘똑똑’이렇게 첫 대화를 시작한 사람치고 거래까지 넘어간 사례가 없고 이것저것 꼬치꼬치 정보를 다 캐묻고는 그냥 잠수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보를 얻어가려고 제 시간을 빼앗아가는 부류죠.
누가 그 가격에 사냐고 태클을 거는 사람도 있는데 그걸 왜 자기가 신경을 쓰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얼마에 올려놨던 그건 제 마음 아닌가요?
더 웃긴건 그런 대화가 오고나서 바로 거래하겠다는 사람이 나왔던 거였습니다.
“산다고 하는데요?”라고 한마디 하고싶었지만 그냥 조용히 차단시키고 끝냈습니다.
이제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차단하고 신고해버립니다.
굳이 말싸움해봐야 어차피 말도 안 통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자기 말이 논리적이지 않더라도 그냥 무조건 우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시간낭비할 필요는 없죠.
어이없이 가격을 깎는 사람도 짜증나는데 10만원짜리를 6만원에 사려는 사람들을 보면 처음에는 막 짜증까지 났는데 지금은 그냥 ‘죄송합니다’ 한마디로 끝냅니다.
이게 왜 그렇게 짜증이 나고 화가 났는지 모르겠습니다ㅎㅎ
이번에도 물건 하나 올렸는데 누가 ‘똑똑’하고 말을 걸어서 이건 제품이 어떻고 계속 꼬치꼬치 캐묻길래 저는 그냥 선물 받은거라 잘 모르니 자세한 정보는 직접 검색해보라고 하고 대화를 끝냈습니다.
사지도 않을거면서 제품 정보를 왜 자꾸 나한테 물어보는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이거만 팔리면 당분간은 그냥 당근 자제하고 일이나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