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행 작가의 구천구검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전에도 조진행 작가의 작품들을 2편 읽었던 적이 있고 저는 둘 다 재밌게 잘 봤었습니다.
하나는 만월의 아키텍처, 다른 하나는 질풍광룡인데 질풍광룡도 그렇고 이번 구천구검도 그렇고 약간 주인공이 또라이 기질을 가진 설정을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두 작품 모두 시간때우기 용으로 간단히 읽기 괜찮았는데 무엇보다 완결을 계속 낸다는 게 가장 중요해서 작가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나 봅니다.
아무리 작품이 괜찮아도 완결을 안 내고 중단해버리면 그게 얼마나 재밌건 간에 프로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구천구검을 누가 재밌다고 하길래 일단 읽고 있는 중인데 지금까지 대략 1/4정도 읽은 결과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고 설정 오류들도 보이긴 하지만 나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이상한 설정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어떤 반전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너무 총사를 나쁜 놈으로 잡고 무능력한 놈으로 잡은 게 이상했습니다.
제갈 성을 가진 사람을 소설에서 이런식으로 무능력하게 잡은 것도 처음 보는데 그런 무능력한 사람을 총사의 자리까지 왜 세워놨는지 모르겠더군요.
머리가 좋고 유능하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소설 내에서 맨날 뒷통수만 맞고 뭔가 제대로 된 전략을 보여준 적도 없어서 상당히 희한했습니다.
작가 본인이 제갈 성씨를 가진 사람에게 뒷통수라도 맞은 적이 있는 건지 무협소설에서 제갈 성씨가 이렇게 무능력하게 나온 건 처음봤습니다.
그리고 천하에서 손꼽히는 고수들이라면 적어도 그 능력치가 사파든 제 3세력이든 서로 비등비등한 게 있어야하는데 천하에서 손꼽히는 고수들이 유명교의 장군급도 아니고 일반 병사급들과 비등비등하다는 설정도 좀 이상했습니다.
천하에 손꼽히는 고수들을 너무 너프시켜놔서 밸런스가 시작부터 너무 무너져있으니 이걸 어떻게 수습하려고 그러나 싶더군요.
그냥 주인공 혼자 무쌍을 찍어서 그 밸런스를 다 맞추려고 하는 건지 지금은 잘 모르겠고 일단은 계속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디로 튈 지 짐작하기 힘든 주인공의 성격이 재밌긴 한데 주인공의 무공이 점점 높아지는 그런 묘사들도 부족하고 천천히 강해지는 스타일이 아닌 시작부터 훅 치고 나갔다가 다시 또 어느 순간 실력이 훅 늘고 그런 스타일이라 무공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 이 소설의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악당과 싸우면서 강해지고 그런 묘사들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초반부는 꽤 재밌었는데 읽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그게 아쉬웠고 아무튼 양이 많아서 당분간은 분량 걱정없이 오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벽까지 아기 보느라 힘들었는데 그래도 구천구검 덕분에 아기 재우면서 잘 시간 때우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