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제 쌉소리가 시작되니 논리적인 내용을 원하는 분들은 나가셔도 좋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MSG가 넉넉히 들어간 음식을 먹고 자랐습니다.
다시다는 거의 모든 음식에 필수로 들어갔고 저희 어머니는 김치볶음밥이나 떡볶이를 할때도 무조건 다시다를 넣어서 만드셨습니다.
미원도 마찬가지로 많이 쓰셨는데 집에서 김밥을 만들때도 뜨거운 밥에다가 미원인지 맛소금인지를 넣어서 손으로 비빈 후에 그걸로 김밥을 만드셨던 걸 기억합니다.
밥에다가 미원을 넣으면 그냥 참기름만 뿌려진 맨밥인데도 엄청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어머니가 그렇다고 음식을 못 하는 분이냐? 또 그건 아닙니다.
오히려 조미료를 잘 쓰는 사람들이 음식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음식을 하셔서 부잣집에 들어가 음식해주는 일을 하시며 벌어온 돈으로 다 키우셨고 최근까지도 가끔 불러주면 그 집에 가서 반찬해주고 오셨었습니다.
그런데 티비에서 MSG가 안좋네 어쩌네 하니까 요즘은 조미료를 안 쓰시더군요.
그때부터인가 어머니의 음식맛이 많이 싱거워지고 예전보다 맛이 없어졌다고 느낍니다.
티비가 어머니의 음식맛을 아예 바꿔버린 겁니다.
결혼을 하고나서는 이제 어머니가 한 음식이 아니라 와이프가 한 음식을 먹게 되었으니 새로운 입맛에 길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와이프도 조미료는 절대 안 쓰는 사람이라 간이 많이 심심했고 특히나 저염식 식단이 유행하면서 그 레시피를 보고 음식을 만들었기 때문에 제 입맛에는 너무 밍밍했습니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안 좋다고 해서 약간 싱겁게 만드는데 저는 솔직히 싱거운 식단이 무조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입맛은 그대로 놔두고 음식만 싱겁게 만들면 오히려 과식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분들도 있을텐데 찌개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김치찌개가 있으면 밥 한 공기를 뚝딱 먹어치우는 편입니다.
찌개를 싹싹 먹는 편도 아니고 반찬이랑 찌개랑 해서 한그릇 깔끔하게 먹어치우면 반찬이나 찌개가 꽤 많이 남는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만든 김치찌개는 제 입맛에 너무 싱거워서 밥 한수저에 국물 한스푼 먹는 스타일에서 밥 한수저에 국물 세스푼 먹는 스타일로 바뀌게 됩니다.
찌개가 싱거우니 반찬도 이것저것 많이 먹게되고 특히나 좀 더 짭짤한 반찬을 찾게 됩니다.
애초부터 싱겁게 먹었다면 싱거운 맛에 길들여져서 적당히 먹을텐데 짜게 먹는 스타일이다보니 그 짠맛을 적정수준까지 맞추려고 더 과식을 하게 되는 겁니다.
밥 한공기를 남기긴 그렇고 그걸 다 먹자니 찌개나 반찬을 너무 많이 먹게 되는데 반찬보다는 국물을 좋아하니까 결국 밥 한 공기를 비우면서 찌개도 싹싹 비우는 스타일로 변해버렸습니다.
한국사람이 일본에 가면 음식이 다 짜다고 하지만 한국인의 식습관이 더 나트륨 섭취가 높다고 나오는 이유는 바로 국물 때문입니다.
뭔가를 먹을때 국물도 싹 다 비우기 때문인데 찌개나 국이 어느정도 짜면 그걸 다 먹지 못 합니다.
다 먹으면 공기밥을 두그릇 세그릇 시켜야하고 매번 그렇게 먹진 않으니 국이나 찌개를 먹다가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염식으로 찌개나 국을 조리하면 간을 맞추기 위해서 더 많은 국물을 먹게 되고 결국은 나트륨 섭취가 더 늘어나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찌개는 제가 끓이기 시작했는데 제가 찌개를 끓이면 한냄비를 끓여서 두끼 정도는 먹습니다.
한냄비 끓이면 둘이서 절반정도 먹고 남은 건 다시 끓여놨다가 다음 식사에 먹거나 아니면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다음날 점심에 먹곤 합니다.
근데 와이프가 끓이면 그 찌개는 한끼에 다 긁어먹게 됩니다.
참 신기하죠?
그리고 그렇게 저염식을 외쳐댈때는 언제고 요즘은 슬슬 또 소금의 재발견이 어쩌고 하면서 나트륨 섭취에 굉장히 관대해지는 시대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나트륨을 적게 섭취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도 나오고 있죠.
저는 싱겁게 먹는 것도 좋지만 굳이 내 입맛을 억지로 바꿔가면서 흐름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나트륨 섭취를 줄이지 않으면 큰 일이 난다면 당연히 섭취를 줄이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억지로 싱겁게 먹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