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함께 산 지 햇수로 9년째입니다.
처음 분양을 받아서 같이 잠도 자고 쇼파에 누워있으면 알아서 위로 올라오고 모든 걸 같이 하고 있습니다.
쇼파에 자리를 잡고 누우면 방석에 있거나 방바닥에 누워있던 애들도 따라서 올라오고 하나는 제 앞에 엎드리고 다른 한 녀석은 다리 사이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얼굴을 저한테 내밀고 계속 코로 손을 치죠.
자기를 쓰다듬어달라고 계속 손을 툭툭 건드리면 어쩔 수 없이 또 등이나 배나 슥슥 긁어줘야합니다.
그렇게 자다가 일어나면 같이 일어나고 나가려고 하면 점프뛰고 난리가 납니다.
다리를 막 쳐가면서 난리가 나는데 나갈때마다 이렇게 환장하는건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질 않습니다.
처음 집으로 데려왔을땐 정말 모르는게 많다보니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 길었습니다.
울타리를 사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거기에서 생활하게 해줬지만 결국은 사서 얼마 쓰지도 못하고 이사갈때 버리고 왔습니다.
배변훈련은 딱히 막 신경쓰지 않아도 알아서 금방 배변패드에 해서 별 어려움은 없었고 대신 어릴때부터 계속 끼고 살아서인지 분리불안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짖는 것 때문에도 이웃집과의 트러블이 많아서 거의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한 명은 꼭 있었습니다.
안짖게 하는 방법이 없나 알아보는데 현관문에서 잠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그걸 텀을 점점 길게 가져가며 반복훈련을 하라는데 그 훈련하는 동안에 짖는것도 옆집이나 아랫집, 윗집에서 뭐라고 하는 빌라였으니 할 수가 없었죠.
그냥 포기하고 집에 사람이 있어야겠다로 결론이 났고 저희는 외식을 줄였습니다.
다른 방법이 뭐 없나 찾아보니까 전기충격을 주는 목걸이가 있던데 이게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라는 걸 알게되니 쓸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이 써도 엄청 아프다는데 작은 푸들한테 쓸 수는 없는거죠.
같이 집안에서 살기 위해서 수술을 하는 분들도 있던데 이웃집에서 엄청 항의하는 집에서 살아보니 어떤 심정인지 이해는 가더군요.
저희야 뭐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기에 같이 계속 집에 있으면서 덜 짖도록 유도할 수 있었지만 강아지를 집에 두고 일을 다녀야하는 분들은 진짜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층간소음이 너무 심했던 빌라를 떠나서 중문이 있는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그때부터는 짖는 소음에 대한 항의가 줄어들었습니다.
확실히 중문 하나가 있고 없고 차이가 엄청 크더군요.
그래서 이사갈때는 중문이 있는 집인지 없는 집인지를 따지게 되는데 이사도 자주 다니고 하면서 정말 애들 물건 산 것들도 많습니다.
하나 사서 오래 쓴 것도 있지만 구매했다가 딱 한두번정도 쓰고 그대로 방치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긴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구매해놓고 진짜 안쓰게되는 돈 아까운 애견용품이 무엇인지를 적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강아지 급수기
처음 첫째를 데려왔을땐 일단 밥그릇이랑 물그릇 같은 걸 샀습니다.
분양받은 곳에서 애견용품도 판매하고 있어서 그곳을 통해서 많은 걸 샀던 게 기억납니다.
정말 많이 샀는데 그 중에서 물을 핥아먹을 수 있게 주둥이에 구슬에 달린 급수기도 한번 샀었습니다.
물을 채워넣고 강아지가 목이 마르면 주둥이 달린 구슬을 찹찹 핥으면 물이 나오는 방식인데 뭔가 안좋아보여서 나중엔 뽀글뽀글 올라오고 순환하는 방식으로도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냥 강아지 밥그릇이랑 물그릇에 계속 채워주는 걸로 바꾸게 되더군요.
그릇 이쁜걸로 해서 매일 밥 채워주고 물도 매일 한번씩 닦아서 새걸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물그릇은 물때가 끼니 닦기 편한게 제일 좋더군요.
그리고 주둥이에 구슬이 박혀있어서 물이 안나오게 막고있다가 강아지가 혓바닥으로 구슬을 핥으면 물이 나오는 방식은 먹기도 불편하고 한번에 나오는 물이 너무 적기 때문에 강아지들에겐 오히려 안좋다고 들었습니다.
원래 강아지들은 혓바닥이 뒷쪽으로 말리면서 물을 떠먹는데 그렇게 먹지도 못하니까 안좋다고 하더군요.
자동으로 순환하는 급수기도 그냥 물그릇에 채워서 주면 되는데 저건 자리만 많이 차지하고 별로 장점도 없는 것 같아서 다 치웠습니다.
물은 원래 수돗물을 먹였는데 최근엔 정수기 물로 주고 있습니다.
어떤게 더 좋다 아니다 말은 많은데 뭐가 맞는지를 모르겠네요.
2. 진드기 방지 악세서리
매년 봄 철이 되면 풀밭에 진드기 때문에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잔디밭에 아이들을 보내지 말라던가 진드기에 물려서 사망사고가 일어나기도 하니 더 무섭죠.
봄이나 여름철에 야생진드기들이 많이 나타나기에 산책을 시킬때 다들 걱정이 많으실 겁니다.
아예 외출을 자제하는 경우도 있는데 스프레이나 몸에 바르는 퇴치제를 많이들 씁니다.
최근에는 목에다가 거는 악세서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진드기들이 싫어하는 초음파를 발생시켜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한다거나 가까이 오더라도 물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판매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임상실험한 결과도 있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믿고 구매를 했었는데요.
최근 이러한 제품들에 대해서 해외의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결론만 얘기하면 초음파를 발생시켜서 진드기를 쫓는 방식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발표가 되었습니다.
해외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여러가지 실험 결과가 발표되었음에도 국내에서는 이에 대해 다뤄주는 업체나 언론사가 없으니 다들 모르고 있더군요.
강아지의 건강을 염려해서 이것저것 챙기는 견주들의 습성을 이용해서 효과도 없는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제품들을 구매하실때는 잘 찾아보시고 사야합니다.
전자제품들은 비용도 꽤나 비싸니까요.
3. 버블스파
잠깐 피부병이 있는 강아지를 데리고 있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버블스파를 처음으로 구매했었습니다.
탄산수 등으로 목욕을 해주면 좋다고 해서 그렇게 하다가 아예 스파기기를 장만했던거죠.
그런데 버블버플 밑에서 물이 올라오는 걸 강아지들은 싫어하더군요.
너무 무서워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잠깐 한 눈을 팔면 그대로 뛰쳐나가버리니 도저히 쓸 수가 없었습니다.
구매 후 한 4번정도 썼을까?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게 더 커보여서 그렇게 몇 번만 쓰고 나중에 다른 집에다가 주고 이사를 왔습니다.
이게 잘 맞는 강아지들이면 괜찮은데 안맞는 강아지들은 아예 사용을 할 수가 없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비싼 제품은 한번이라도 테스트를 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애견유모차
버블스파와 마찬가지로 유모차도 애들 데리고 다닐때 쓸라고 하나 장만을 했었습니다.
바깥에 나가서 산책하다가 힘들면 유모차에 태우고 다닐수도 있고 바깥에 테이블이 있는 식당이나 카페에 갈때도 유모차에 앉혀놓고 있으면 서로 편하니까 구매했었는데요.
아이들을 태우고 한 번 나갔었는데 애들이 그 안에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하고 잠깐 한 눈을 팔면 밖으로 뛰어나가버리니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다른 애들은 유모차에 얌전히 타고 지나가던데 저희 애들은 무조건 뛰어나가려고 하니까 태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예 짐을 올려놓고 방 한쪽 구석에 방치한 상태입니다.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서 걷는게 힘들어지면 그때 타고다니는거지 지금은 워낙 팔팔하고 뛰어다니길 좋아하니까 들어가려고 하지도 않구요.
잠깐 겨우 태워놔도 계속 내려달라고 긁어대고 짖어대니 안되겠더군요.
애견유모차도 사주는 시기가 있나봅니다.
5. 애견이동가방
홈쇼핑에 보면 아이들을 옆으로 매는 가방에 넣고 얼굴만 쏙 빼놓고 다니는 제품들 많은데요.
그렇게 다니면 귀엽고 재밌겠다 싶어서 두어개 샀었는데 한번도 쓰지 못하고 지금은 어디있는지도 모릅니다.
이건 유모차보다도 더 싫어하더군요.
아예 가방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싫어하니 가방안에서 계속 발버둥치고 뛰어내리려고 하니 이러다간 사고가 나겠다 싶어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보기에는 좋은데 도저히 가만히 있지를 못해서 돈만 버렸다고 생각하는 제품입니다.
그리고 옆으로 매고다니면 편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너무 무겁습니다.
작은 아이는 그나마 괜찮은데 큰 아이는 9kg정도 되니까 어깨도 아프고 그래서 그냥 목 줄을 걸고 같이 산책가는게 훨씬 편합니다.
애들도 걸어다니길 좋아하지 가방에 들어가서 다니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방이나 유모차같은 제품들은 구매하실때 애들의 습성을 먼저 생각하시고 구매하셔야 할 겁니다.
친구네 그런 제품이 있으면 한번 착용해보시고 결정하세요.
안 그러면 저처럼 사놓고 한번도 못쓰고 그냥 돈만 날릴 수 있습니다.
6. 바리깡 혹은 미용가위
애들 미용을 시키려면 진짜 돈 많이 듭니다.
저희도 한번 털을 깎을때 7~8만원정도 하는데 몸무게에 따라서 가격도 달라지고 샵에 따라서 또 달라집니다.
다니다보면 발톱 깎다가 막 피났는데 그걸 말 안해줘서 집에다가 내려놨더니 온 장판을 다 피칠을 해놓은 적도 있고 진짜 잘 맞는 샵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우리가 직접 깎아보자는 생각으로 바리깡을 샀는데 이게 생각처럼 안되더군요.
애를 완전히 칠푼으로 만들어놓고나니까 그제서야 현타가 와서 돈을 그냥 쓰는게 낫겠구나 하고서 지금까지도 잘 안쓰고 있습니다.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아예 애를 싹 밀어버릴거라면 괜찮은데 좀 이쁘게 털을 관리하고 싶다면 진짜 많이 배우고 도전해야합니다.
그게 아니라 집에서 그냥 대충 깎아놔도 된다 하시는 분들은 바리깡을 구입해보세요.
미용가위도 얼굴 좀 해보려고 샀다가 다 망치고 결국은 다시 샵에 가서 돈을 썼습니다.
왜 그렇게 돈을 많이 받는지 해보니까 알겠더군요.
오늘은 강아지를 키우면서 구매했던 여러가지 제품들 중에서 저한테는 진짜 별 쓸모가 없었다는 것들만 한번 적어봤는데요.
견종에 따라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또 선호도는 달라질 수 있으니 단순히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