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30대 중반에 돈 1억 없으면 인생 망한거다

SNS에 남자 30대 중반인데 돈이 1억도 없으면 인생 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SNS가 없을땐 개인의 생각 하나에 남들이 휘둘릴 일이 없었는데 SNS가 생기고 나니 이생한 생각을 가진 한 사람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논란이 되고 그에 휘둘리는 사람들도 생기게 된다는 게 참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남자 30대 중반이면 사회생활도 꽤 했으니 적어도 씨드머니는 모았어야 하며 돈이 없다는 건 능력이 없거나 습관이 망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글의 마지막엔 ‘가난은 우연이 아니라 결과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정확한 돈의 액수를 정해서 그보다 적으면 루저 많으면 평범한 인생이다 이런식으로 커트라인을 정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연봉도 1억이 커트라인이고 사는 것도 최소 경기도 권의 자가 아파트가 있어야하고 정확한 액수나 목표치를 정해놓고서 그에 미치지 못하면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재산이 1천억정도 되는 사람들이 봤을때 시드머니가 1억이 있으나 2억이 있으나 똑같은 서민인 것은 틀림이 없을텐데 그들 사이에서는 인생의 우열을 판가름할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고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사는 게 참 신기합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30대 중반에 돈 1억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건데 그런 금전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인생 전체를 망했네 어쩌네 판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요?

사람의 인생은 각자 사는 겁니다.

스타트가 빨랐다가 중반 이후에 느려지는 사람들도 있고 스타트는 느리지만 인생 40살부터 꽃피우는 사람도 있고 그냥 천천히 평생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 살다가 레이스를 마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각자의 인생은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인데 고작 돈 1억이 없다고 남의 인생을 망했다고 평가하는 게 맞는 건지도 의문이고 그런 글을 올린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돈이 많길래 돈으로 남의 인생을 평가하는 건지도 궁금해졌습니다.

한 5천억정도 있으면 돈으로 남의 인생을 판단할 자격이 생기는 걸까요? 설마 꼴랑 돈 1억 모아놓고서 남의 인생을 판단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나이가 어느정도 있는 사람들끼리는 남의 인생을 성급하게 판단하려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면 잘 알아듣겠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것들을 설명하려 할때는 어디부터 어떻게 말을 해줘야할지 감도 안 잡힙니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집이 얼마짜리냐고 묻고 몇 평이냐고 묻고 차는 얼마인지를 물어본다고 하며 남들과 비교했을때 그에 미치지 못하면 우린 왜 가난하냐고 물어본다고 하는데 남들과 비교하는 이런 문화는 천천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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