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서 글이 스레드에 올라왔습니다.
한 아이가 떠났고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서 글을 올린다며 죄송하고 부끄럽지만 부탁 좀 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는 순간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엄청 깜짝 놀랐는데 입금자명을 보니 반려동물 봉사단체명으로 되어있더군요.
설마 이거 강아지 얘긴가 했는데 역시나 강아지 이야기가 맞았습니다.
아이라고 해서 사람인 줄 알았더니 강아지 장례 모금을 하는 글이어서 황당하기도 하면서 이게 모금까지 할 일인가 싶었습니다.
집에서 자신들끼리 강아지에게 우리 아기라고 말하는 건 누가 뭐라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아기라고 칭하는 건 자칫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만 하더라도 아이의 장례를 치를 돈이 없다는 자극적인 문구로 인해 온라인 상에서 여러 논쟁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글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화재가 난 집에 소방관이 도착하자 집 안에 우리 아이가 있다고 하는 바람에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집에 들어가보니 아이가 아닌 강아지가 있었다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소방관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까지 우리 아이라고 표현을 한다면 큰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가 갑자기 숨을 안 쉰다고 119에 전화를 하니 상담원도 아이에게 맞는 응급처치법을 설명하고 119에도 신고를 했었는데 알고보니 강아지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여서 허탈했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강아지가 아무리 예쁘고 소중해도 사람과는 구분할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 중에서는 구분을 아예 하지 않는 분들도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대한민국은 정말 짧은 시간 동안에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뀐 나라 중 하나입니다.
제가 어릴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강아지들이 대우를 받고 사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요즘은 길거리에서 개모차를 타고다니는 강아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사료도 비싼 걸로 먹이고 정기적으로 미용도 하고 수제 간식에 강아지 옷에 정말로 사람 키우듯이 열심히 키우는 집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강아지를 정말 사람처럼 여기고 키우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그런 모습들이 정말 좋아보이면서도 가끔 도를 넘는 사람들을 보면 저게 맞나라는 생각이 종종 들때도 있습니다.
뭐든 과한 것은 좋은 게 아니다라는 걸 새삼 느끼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