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포기 상태로 2년정도 살았던 시절

구직포기 상태로 2년정도 허송세월을 보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졸업하고 취업을 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지방 전문대를 나온 이력으로는 마땅히 취업할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이걸 아는 대학 동기들은 편입을 하거나 국비지원으로 공부를 더 하고 자격증을 따고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었죠.

학점이 높았던 친구녀석은 기본적인 실력이 좋았기 때문에 졸업 후 교수 추천으로 바로 취업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학점도 바닥에 겨우 졸업만 할 수 있었던 터라 초대졸이나 고졸을 원하는 업체에 들어가서 잠깐 일하고 퇴사하길 반복했습니다.

고졸이나 초대졸을 원하는 직장은 대부분 사람을 부품처럼 갈아끼우는 곳이었습니다.

대부분 영업직이 많았고 가장 오래 버틴 곳은 전화영업을 하는 대행사로 총 1년6개월을 기본급만 받으면서 버텼습니다.

이것도 못 버티면 계속 정착하지 못 하고 바보처럼 살 것 같아서 버텼는데 아예 나와 맞지 않는 회사에 엉덩이 붙이고 오래 버틴다고 해서 내 삶이 나아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나중엔 토익 교재를 팔러 서울에 여러 대학교를 다니기도 해봤는데 나는 왜 점심이면 목에 사원증을 매달고 돌아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 될 수 없는걸까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엄청나게 들었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이게 정말 어려운 거구나란 생각이 드니 엄청난 자괴감과 함께 무력감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구직포기 상태로 집에만 있었고 하루종일 하는 건 게임이었습니다.

리니지라는 게임에 빠져서 새로운 테스트서버가 나오면 거기서 열심히 사냥하고 대박템 하나 먹으면 팔아서 그걸로 술 마시고 그랬었는데 하루 열심히 사냥을 하면 운 좋을땐 5만원정도 수익이 나기도 했습니다.

매일 이렇게 5만원씩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루종일 게임만 했고 새벽에 잤다가 점심에 일어나서 라면 끓여먹고 그때부터 또 열심히 사냥하고 저녁밥 대충 먹고 새벽까지 계속 사냥하길 반복하며 살았습니다.

운이 좋을때나 돈이 벌렸었지 평상시에는 그닥 돈이 되질 않았기에 한달에 게임으로 버는 돈은 대략 30만원 될까 말까였고 한 2년을 그렇게 살았더니 미래가 너무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를 포인트 주고 내려받던 게 떠올라서 무작정 안양에 있었던 관련 회사에 지원서를 내봤습니다.

거기도 사람을 갈아서 서비스를 운영하던 곳이라 계속 사람을 구하고 있었는데 제가 가니까 경력이 없어도 뽑아주고 하루 2교대로 열심히 저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경력이 없어도 뽑아주는 회사는 다 이유가 있었지만 그렇게라도 돈을 벌 수 있어서 저는 행복했습니다.

직원 3명을 회사 오피스텔 하나에 몰아넣어서 거기서 먹고자고 하면서 직원 2명이 일하러 가면 저는 오피스텔에서 쉬고 그들이 오기 전에 제가 바톤 터치하러 가서 또 새벽부터 점심까지 일하고 대충 이런 식으로 일을 하다보니 이 바닥에서 돈 버는 법을 슬슬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라는 포털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지식인이나 블로그, 카페로 돈을 버는 방법도 슬슬 알게되니 그때부터 머리가 커져서 윗상사와 트러블이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따라하는 게 아니라 제가 했던 방식 중에서 효율이 좋았던 걸 추천해봤는데 이를 절대 이해하지 못 했고 결국은 대결을 통해서 뭐가 더 효율이 괜찮은지 진행해보자고 해서 진행했는데 결과는 제가 하는 방식이 2배 이상 더 효율적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약간의 의기양양함과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생겼지만 그 대결의 결과는 저의 퇴사로 끝이 났습니다.

뭐라고 사바사바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저랑은 안 맞는다고 찔렀는지 다음날 바로 오늘까지만 일하고 나가달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저는 짐을 싸서 나오게 됐습니다.

회사는 그만뒀지만 돈 버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를 이용해서 대행사에서 나름 팀장 직급을 받아 일도 해보고 대기업과도 일을 해보고 그렇게 삶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뭐 하나 터지는 계기가 있었고 그 이후에 삶은 많이 바뀌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그러한 계기들이 유튜브에 많이 올라와있어서 좀 더 빠른 선택이 가능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구직포기 상태로 집에만 있는 분들이 있다면 분명히 뭔가 계기가 생길 경우 삶은 급변하게 될테니 항상 포기하지 말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분명 좋은 결과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장당 300원씩 주는 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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