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관련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뜬금없이 주민등록표 등본을 폐기물용으로 발급받았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처음엔 피싱인가 했는데 번호를 검색해보니 주민센터 민원팀 번호였고 놀란 마음에 직접 전화를 해보니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건으로 인해서 그런 문자가 간 것 같다고 말을 해주셨습니다.

담당자가 지금 자리에 없어서 다음주 월요일에 담당자가 복귀하면 연락을 드리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뭔가 일처리에 오류가 생겼거나 저희 아파트 전체에 무슨 문제가 있겠거니 했습니다.

아파트에서 쓰레기 분리수거에 문제가 생겨서 한 동 전체 또는 아파트 주민들 단체로 뭔가 조회를 해야하나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희한하게 아파트 입주민 카페에는 전혀 그런 내용이 없더군요.

다들 그런 문자가 온 게 아니라 저 혼자만 그런 문자를 받았던 겁니다.

일단은 자세한 내용을 보기 위해선 월요일까지 기다려야하니 궁금한 마음을 안고 계속 전화가 오길 기다렸고 월요일인 오늘 오전 9시 30분쯤 드디어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담당자 분은 제가 쓰레기를 무단투기해서 주민등록표 등본을 폐기물용으로 발급한거라고 설명해주셨고 저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뭔가 오류가 있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담당자 분이 증거사진을 보내주셨는데 그 사진에는 음식물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담긴 비닐묶음과 그 비닐 바깥에 붙어있는 땡겨요 영수증이 찍혀있었습니다.

땡겨요 영수증에는 떡하니 저희 집 주소가 적혀있었는데 이건 뭐 빼도박도 못할 증거라 더 황당했습니다.

해당 쓰레기는 9월 11일 저희 동네 다른 아파트 단지 앞에서 발견되었고 길가에 누가 툭 던져놓고 갔다고 했는데 기가막히게도 그 쓰레기 바깥에 저희가 주문했던 땡겨요 주문서가 테이프로 붙어있으니 당연히 공무원들도 저희가 버렸다고 생각하고 제 주민등록표 등본을 발급한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정말 억울한 게 9월 10일에 중국집에서 땡겨요로 음식을 시켜먹긴 했지만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도 않았고 짬뽕국물도 남은 걸 끓여서 저녁에 밥까지 말아서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플라스틱은 당연히 설거지까지 해서 플라스틱 쓰레기로 분리수거를 해놨고 땡겨요 영수증은 종량제봉투에 넣어서 아파트 클린하우스에 버렸기 때문에 누가 저희 종량제봉투를 분리해서 그걸 빼가지 않은 이상 다른 곳에서 발견될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그 땡겨요 영수증이 더욱 황당하게 무단투기된 쓰레기 바로 입구에 테이프로 같이 붙어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공무원에게 그런 내용을 계속 말하며 너무 억울하다고 설명했고 저흰 금요일부터 월요일인 오늘까지 그쪽 아파트로도 걸어간 적이 없다고 하며 CCTV를 확보할 수는 없는지 물어봤습니다.

실제로 그쪽 아파트는 간 적도 없고 바보가 아닌 이상 쓰레기를 무단투기할때 본인 주소가 찍힌 땡겨요 영수증을 쓰레기봉투 안에도 아닌 바깥에 잘 보이게 붙이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너무 황당하다 저희는 정말로 그런 쓰레기를 버린 적이 없다고 설명했고 재활용쓰레기는 주말에 따로 다 분리수거해서 버렸으며 그 쓰레기는 저희가 버린게 아니다라고 계속 어필한 결과 공무원 분도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긴 하다면서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데 바깥에 본인 주소를 붙여놓는 일은 없다고 설명하셨고 결국은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문자를 받을때만 하더라도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고 그냥 일처리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저희집 주소가 찍힌 영수증이 쓰레기 바깥에 붙어있던 사진을 보니 누군가 일부러 테러를 하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을까 싶어서 더 섬뜩했습니다.

엿을 먹이려고 일부러 그랬다는 소린데 대체 누가 그런 것인지도 궁금하고 진짜로 저희가 버린 종량제봉투를 뜯어서 영수증을 확보한 것인지 그랬다면 왜 그랬는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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