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동 두산위브 49평형이 경매가 6억4천에 올라왔습니다.
평당 1300만원정도인 셈인데 서울에 있는 아파트 중에서도 저가로 나오는 것들이 슬슬 풀리는 느낌입니다.
가산동 두산위브는 1998년 3월 입주이고 총 1,495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30평형도 아니고 단지에서 제일 큰 49평형이 경매로 나왔고 그 전까지는 2번 유찰이 된 상황입니다.
해당 단지는 독산역과 가산디지털단지역 사이에 있고 가산디지털단지역은 1호선과 7호선이 환승하는 노선이라서 서울역이나 강남쪽으로 나가기도 수월한 편입니다.
가산에 직장이 있다면 출퇴근하기 편하실 것 같은데 근처에는 현대아울렛도 있고 롯데아울렛도 있는 걸로 나옵니다.
예전에 마리오 아울렛에 정장을 맞추겠다고 왔던 기억이 나는군요^^
얼마 전에 가리봉동에서 점심을 먹은 적도 있는데 쇼핑몰에 예전만큼 사람도 없고 심지어 어떤 쇼핑몰은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있어서 세월이 많이 변했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변이나 해당 단지 다른 매물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온 편이니 돈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경매로 나온 매물 알아보시고 입찰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가산동에만 살아도 참 좋을 것 같은데 6억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당장 1억도 없어서 빌빌대고 있는 상태라 그냥 부럽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가산동은 저와 추억이 참 많은 동네인데 가장 오래 일했던 직장도 가산에 있었습니다.
우림라이온스밸리였나 대륭포스트타워였나 아무튼 그 쪽에 있는 광고대행사였는데 하루종일 전화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진짜로 푼돈 받아가면서 일하다가 안양으로 회사를 옮겨고 거기서 돈 되는 일은 이것저것 다 하는 회사 덕분에 굳이 알 필요도 없는 것까지 많이 배웠습니다.
이후 강남에 있는 회사를 다니면서 그때 실력이 많이 늘었는데 강남으로 출퇴근을 한 이후에는 계속 강남으로만 회사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가산이 스펙없고 경력없는 사회초년생들을 데려다가 일을 시키는 느낌이라면 강남은 어느정도 스펙이 쌓인 친구들을 데려다가 낮은 임금으로 굴리는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배운 것도 없고 능력도 없다보니 그런 회사들만 전전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대신 월급은 넉넉하지 않아도 진짜 좋은 대표를 만나서 일해본 경험도 있고 저한테는 다 좋은 기억들이자 경험이라서 후회는 없습니다.
그렇게 일을 해가며 배운 덕분에 지금도 입에 풀칠 정도는 하면서 살 수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젊을땐 아주 대한민국 씹어먹을 것처럼 기고만장했는데 가산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현실을 깨닫고 그 기세가 크게 꺾였으며 이후 강남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나는 그저 해변 모래사장의 작은 알갱이구나 현실을 느끼며 살았는데 그땐 남들처럼만이라도 평범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일 했습니다.
남들처럼 아파트에 내차 한 대 끌고 다니며 아이 1~2명 낳아서 키우는 게 꿈이었는데 그 남들처럼이라는 말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남들도 저렇게 사니까 나도 저렇게 살 수 있겠지 그 정도만 생각했던 거죠.
진짜 평범하게 사는 것만큼 힘든 건 없는 것 같고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쉬운 건 아니라는 걸 누구에게나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