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은 겉껍질도 두껍고 속껍질도 두꺼워서 먹기가 참 난감한 과육입니다.
다 까진거나 먹어봤지 직접 까먹어본 적은 없어서 잘 사지 않았었는데 최근 마트에서 자몽을 꽤 저렴하게 팔길래 한묶음을 사온 적이 있습니다.
와이프가 잘 손질을 해줘서 냉장고에 넣어뒀고 먹어보니 은근 달달하면서 쓴 맛도 적어서 꽤 맛있더군요.
와이프도 맛있다고 하길래 다음에 또 마트에서 할인을 할때 한묶음을 더 사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와이프가 자몽을 손질해놓으려고 싱크대 위에 올려놨는데 갑자기 졸립다면서 저보고 그걸 손질해달라고 하더군요.
일단은 알겠다고 했는데 스마트폰으로 자몽 까는 법을 검색하려다가 그냥 귀찮아서 대충 손으로 까보자 생각하고 칼로 겉껍질에 칼집을 내서 일단 겉껍질부터 까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그냥 스마트폰으로 검색했으면 훨씬 쉽게 깔 수 있었을텐데 잠깐 그 검색하는 게 귀찮아서 아주 시간을 통째로 가져다가 버린 셈이 되었습니다.
자몽 겉껍질을 까고 이제 속껍질을 까서 알맹이를 꺼내야하는데 생각처럼 쉽게 알맹이가 슥 빠지지 않더군요.
끝부분이 굉장히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아서 막 과육이 분리되고 덜렁덜렁 껍질에 붙어있고 그래서 엄청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무한도전을 틀어놓고 껍질을 까기 시작했는데 비행기를 20명이서 다 끌고 미션이 성공할때까지 다 마무리를 하지 못 할 정도였습니다.
5개가 있었는데 5개를 다 까는 건 무리인 것 같아서 일단은 3개만 딱 까서 통에다가 담아놨는데 다 까고보니 오후 3시가 다 되어가더군요.
2시 좀 넘어서 까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1시간은 오바고 대충 40분정도 걸린 것 같았습니다.
자몽 3개 까는데 뭔 시간이 이리 오래 걸리는 건지;;
계속 서서 깠더니 은근히 다리도 아프고 해서 대충 마무리하고 냉장고에 자몽 알맹이를 통에 담아서 넣어두고 방에 들어와서 자몽 까는 법을 검색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앞뒤로 자르고 껍질도 파인애플 자르듯이 칼로 슥슥 속껍질 바깥부분까지 다 잘라내면 알맹이가 쓱 빠진다고 나와있었습니다.
칼로 하면 금방 끝나는 일을 아주 40분동안 손톱 끝이 노랗게 변하도록 계속 까고 있었네요.
이래서 멍청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까는 중간중간에 알맹이 삐져나온 걸 계속 먹었더니 입술도 따갑고 손을 씻었는데도 손에서 계속 자몽 냄새가 나는 게 일한 티를 너무 내는 것 같아서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자몽 쉽게 까는 법을 알았으니 나머지 2개도 조만간 다 까서 통에 넣어놓을 생각이고 마트에서 또 저렴하게 팔면 다시 한묶음 단위로 사다가 다 까서 통에 넣어놔야겠습니다.
자몽이 커서 3개만 까도 통에 가득 차던데 이제는 자몽 알맹이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요거트에 넣어먹어도 맛있을 것 같지만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으니 이번에는 헤매지 말고 검색을 열심히 활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