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몰웨딩을 넘어서 노웨딩 쪽으로 집중하는 예비부부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워낙에 물가가 오르다보니 결혼식을 진행하면 1인 식대만 해도 7~8만원이고 호텔 웨딩홀을 선택하면 식대가 15~20만원까지도 잡힌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결혼식에 방문하면 최소 10만원은 해야 욕을 먹지 않는 세상이고 참석해서 5만원을 내면 욕을 먹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식대만큼의 축의금을 내지 못 할거면 그냥 참석하지 말고 돈만 보내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간단하게 5만원 내고 식사는 하지 않고 기념품만 챙겨서 나왔다는 씁쓸한 사연도 올라왔는데 대체 누굴 위한 결혼식인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엔 결혼식이라는 게 부모님이 그동안 뿌린 돈을 회수하는 이벤트 정도로 인식이 되었고 그 때문에 여기저기서 많은 분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교통편이 편리한 곳을 예약하는 게 기본이었습니다.
저도 그래서 환승역이 많은 곳으로 식장을 잡고 이것저것 다 했었는데 혼이 쏙 빠져나갈 정도로 정신이 없었고 딱히 기억에 남는 것도 없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은 어디있는지 본 적도 없고 예식장에 들어갈때나 나올때 찍은 영상도 어디에 담아줬는지 찾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결혼식 당일이 바로 신혼여행을 가는 날이어서 식 끝나고 바로 친구 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해서 비행기를 겨우 타고 출발했는데 두 번은 못 하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다 쓸데없는 일인데 너무 큰 돈을 썼다는 느낌만 들더군요.
점점 핵가족화가 되고 뿌린 돈을 거두려는 부모님세대도 줄어들고 그러다보니 요즘은 결혼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조촐하게 가족들과 친척들, 제일 친한 친구들만 모아놓고 스몰웨딩을 한다는 글도 자주 올라오고 있고 아예 내집마련을 위해 돈을 아낄겸 신혼여행에 더 집중도 할 겸 노웨딩을 한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혼식을 하지 않으니 청첩장에 쓸데없이 돈 쓸 일도 없고 허례허식도 없어지는 것인데 주변 지인들에게 결혼을 했다고는 알리기 위해 소규모로 청첩장을 직접 만들어 보내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만나서 술마시며 알리는 경우도 있고 청첩장을 직접 돌리는 경우도 있고 선택은 본인 스스로 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결혼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안 줘도 되지만 주변 도움을 받은 고마운 사람들에게 꼭 알려야겠다면 20장 내외로 만들어서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예식장을 잡고 결혼식을 하면 적어도 수천만원은 깨집니다.
요즘처럼 불경기에 수천만원을 모으려면 적어도 3~4년은 걸릴텐데 결혼식을 올리지 않으면 3~4년동안 열심히 모아야 할 돈을 세이브할 수 있습니다.
나는 죽어도 예식장에서 결혼을 해야한다면 하는 거고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다면 생략해도 되는거고 사람 사는 데 정답이 어디있겠습니까?
본인이 내키면 내키는대로 사는 거죠.
제가 어렸을때는 돈이 없어서 그냥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같이 동거하면서 사는 부부들도 많았는데 점점 그때로 뭔가 돌아가는 것 같아서 신기한 느낌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