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동시장에 있는 청과포차 내에서 바다장어구이를 먹고 왔습니다.
청과포차는 청량리 청과물시장 바로 앞에 있으며 장어구이랑 고추장불고기 등등 여러가지 음식들을 파는 곳입니다.
장어구이를 먹고 싶었는데 장어전문점에서 파는 민물장어를 먹을지 아니면 다른 음식들이랑 같이 바닷장어를 먹을지 고민하다가 날씨가 워낙 좋길래 야장테이블이 있는 청과포차로 갔습니다.
날씨는 덥긴 하지만 위에 천막 지붕이 있으니 하나도 덥지 않았고 오히려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서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대신 야장에서 술을 마시면 옆에 어떤 미친늠이 있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어제는 포차에 도착해보니 남자 혼자서 술을 마시는 테이블이 하나 있었는데 그 사람이 혼자서 소리를 지르고 담배도 피우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장님이 아저씨 때문에 손님들도 다 안오려고 한다며 계속 뭐라고 해주시고 담배도 피우지 못하게 제지하시고 엄청 힘들게 일을 하셨습니다.
저희 바로 옆옆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술을 드시고 있어서 꽤 신경이 쓰였지만 그래도 저희가 먹는 중간에 나가서 그 이후로는 아주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테이블에 혼자 양복을 입고 장어구이 한마리에 소주 한 병을 드시는 남성분도 있었고 저희처럼 여럿이 와서 이것저것 시켜먹는 테이블도 있고 아무튼 재미있는 낮술이었습니다.
저희는 총 3명이서 처음에 장어구이 1개랑 홍어무침을 1개 주문했는데 가격은 둘 다 1만5천원으로 꽤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셋이서 메뉴를 너무 적게 시켜서 적지 않냐고 하시긴 했는데 술 마시면서 추가로 계속 시킬거라고 말씀드리고 그렇게 장어구이랑 홍어무침에다가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장어구이는 바다장어라 약간 가시가 씹히긴 했지만 그렇게 많진 않아서 크게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장어가 약간 비리긴 했는데 그래도 술안주로 딱 좋았고 담백해서 한마리 먹고 난 후에 추가로 한마리를 더 시켜먹었습니다.
포차 옆에는 대성식당이라고 사장님이 같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었는데 거기 순대국이 있길래 혹시 저기서 순대국도 주문이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확인해주신다고 하시고는 잠시 뒤에 순대국 주문 가능하다고 하셔서 순대국도 하나 시켜서 술안주로 같이 먹었습니다.
순대국의 가격은 9천원이었고 김치, 깍두기에 콩나물이 반찬으로 나와서 그거에다가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김치는 중국산인 것 같았고 깍두기는 약간 쉰내 같은 게 나서 아쉬웠는데 그래도 순대국 국물에 후추 팍팍 쳐서 먹으니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막걸리에 장어구이를 2마리나 먹고 일어났는데 근처에는 청과물시장 화장실이 있어서 편했습니다.
청과물시장 입구로 들어가면 남녀공용 화장실이 있는데 거기는 공용이라 불편하고 좀 더 들어가면 남녀 분리되어 있는 화장실이 나옵니다.
화장실은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으니 포차에서 술드시는 분들은 화장실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드시면 됩니다.
1차로 포차에서 막걸리를 먹고서 저희가 간 곳은 횟집이었습니다.
다퍼줘라는 횟집 아시는 분들 많을텐데 여기는 각종 해산물을 한접시 만원에 팔기도 하고 회도 엄청 저렴하게 파는 곳이라 술 한 잔 하러 가시는 분들 많습니다.
저희도 여기서 2차로 해산물에 소주 한 잔 하고 왔는데 너무 저렴하고 맛있게 먹어서 다음에도 또 가기로 했습니다.
이제 슬슬 여름이라 날씨가 더 더워질 것 같은데 야장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금보다 더 더워지기 전에 가셔서 시원하게 술 한 잔 하고 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