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짜장면 한그릇을 먹으러 마라도까지 갔던 적이 있습니다.
마라도는 1997년 한 통신사 광고에서 개그맨 김국진과 이창명이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유행어를 남길때 많이 유명해진 지역입니다.
그 전에도 유명했겠지만 저는 그즈음부터 마라도라는 곳이 있고 거기서도 짜장면을 판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방송에서도 짜장면 먹는 장면이 나왔었고 이후 무한도전에서 특집으로 정형돈과 노홍철이 마라도까지 가서 짜장면 한그릇을 먹고 오는 장면이 나오면서 더더욱 유명해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장면들을 보고있자니 마라도라는 셈이 더욱 궁금해져서 나중에 저기는 꼭 한 번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결국 제주도에 내려갔을때 와이프랑 저는 마라도 구경을 하고 오게 됩니다.
마라도에 가려면 배를 먼저 예매해야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으면 배가 뜨지 않기 때문에 날씨도 미리 확인을 해야했습니다.
그리고 가서 하루 자고 올 수 없는 곳이라 배를 타고 갔다가 2시간정도 뒤에 다른 배를 타고 나와야하는 곳이어서 섬 구경도 오랜시간 할 수 없었습니다.
대략 2시간정도 텀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신기한 것은 짜장면 한그릇 먹고 섬 한바퀴를 천천히 둘러보는데 2시간은 아주 넉넉한 시간이었다는 점입니다ㅎ
섬이 워낙 작아서 그런가 아주 천천히 여유를 갖고 섬을 둘러보는데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대한민국 최남단에 왔다는 것도 느낌이 묘했지만 작은 성당도 보이고 아주 조용한 섬이어서 너무 평화롭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이런 섬에 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으나 워낙 바람이 거세니 태풍이라도 지나가는 날엔 너무 무섭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라도에 내리면 보이는 것은 온통 중국집들 뿐입니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갔을때는 온통 중국집이었고 당시에는 카드도 안 된다고 해서 현금으로만 결제를 했었습니다.
카드 리더기 선이 연결이 안 되어있다고 했었나? 아무튼 그래서 계좌이체 아니면 현금결제만 가능했기 때문에 저희는 아예 현금을 가지고 갔었습니다.
섬 안에 ATM기도 없어서 미리 준비해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은행이 있던 시절도 아니니 계좌이체를 하려면 보안카드도 있어야하고 그럴때라 섬에 갈때는 무조건 현금을 준비해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섬에 내려서 사람들은 가장 먼저 중국집으로 걸어갔고 저희도 수많은 중국집들 중에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무한도전에 나왔던 그 집으로 갔습니다.
가서 짜장면 한그릇씩 먹고 나왔는데 맛은 뭐 무난무난했습니다.
마라도에서 먹으니까 좀 더 맛있는 느낌?
짜장면을 먹고 나와서 섬을 한바퀴 천천히 구경하는데 날씨가 정말 좋았고 바람도 선선했고 너무 평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런게 평화로구나 딱 그런 느낌이 들었고 폐교된 분교를 지나 섬 외곽으로 해서 한바퀴를 천천히 도는데 경치도 너무 좋았고 모든 게 다 좋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섬에 고양이는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에는 마라도에 길고양이들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 때문에 고양이를 잡아서 섬 밖으로 반출했다는 기사도 있고 논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잘 해결이 된 것 같은데 마라도는 그냥 평화로운 섬으로 외지인들에 의한 오염없이 잘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또 마라도 구경을 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