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에서 꼼장어 처음 먹어봤었는데

아주 예전에 친구놈을 따라서 영등포에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돼지고기를 먹던지 아니면 간단한 회를 먹던지 했을텐데 그날따라 친구놈이 갑자기 꼼장어 먹으러 가자고 하더군요.

술을 먹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절이었고 꼼장어는 집에서도 못 먹어봤던 음식이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궁금하긴 했습니다.

포장마차에서도 다들 꼼장어에 닭발을 시켜서 소주를 마시던 시절이라 대체 어떤 음식인지 궁금해서 바로 콜을 외쳤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마 소금구이를 먹었던 것 같은데 구워서 먹는 순간 제 생각과는 맛이 달라서 좀 놀랐습니다.

일단은 구이라고 하니까 뭔가 맛있을 줄 알았는데 비린맛이 나니까 거부감이 들더군요.

한 점 먹고 그 다음에 또 한 점 먹고 소주를 마시기 위해서 거의 반은 억지로 먹었는데 다 먹고 나와서도 나랑은 안 맞는 음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한테도 나는 이거 좀 별로라고 하고 나와서 아마 영등포에 있는 포장마차로 2차를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처음부터 비리다는 걸 생각하고 갔다면 별 거부감이 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들 술안주로 먹는 음식이 꼼장어라서 진짜 맛있는 줄 알았는데 생선의 비린맛이 느껴지니 급 거부감이 들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서 다시 우연치 않은 기회에 꼼장어구이를 먹으러 간 적이 있었는데 꼼장어가 대충 어떤 맛인지 알고 먹으니 그때는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담백하고 살도 많고 쫄깃쫄깃하니 씹는 맛도 좋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아서 부담도 적더군요.

그 이후로 꼼장어를 먹으러 자주 다녔었는데 종로5가에서 먹은 뉴질랜드 왕꼼장어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엄청나게 살도 많았고 맛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때가 거의 10년도 더 전이어서 지금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요즘은 포장마차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동네에 꼼장어를 취급하는 음식점도 많지가 않아서 자주 먹기 힘들어진 음식이 되었습니다.

가끔 부산 해운대에나 놀러가면 거기 시장에서 산꼼장어를 파는 골목이 있어서 그때나 먹곤 합니다.

부산에도 안 간지 오래됐는데 조만간 기회가 되면 해운대나 놀러가고 싶습니다.

예전 평촌인가 거기서 왕꼼장어를 먹으러 간 기억이 나는데 그 집은 왜 이리 비싸게 파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같은 뉴질랜드산 꼼장어인데 종로 5가는 200g에 1만7천원정도이고 평촌은 셋이먹는데 한 돈 10만원쯤 내고 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맛이 기가막히게 차이가 나는 줄 알았는데 딱히 또 그런 건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예전에 먹었던 왕꼼장어가 땡기면 그냥 종로5가에 가서 저렴하게 먹고 올 생각입니다.

뉴질랜드산 왕꼼장어는 살도 엄청 크고 쫄깃하게 씹는 식감도 좋은데다가 맛있어서 술안주로 진짜 기가막힙니다.

국내산만 드셔보셨다면 꼭 뉴질랜드산도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종로5가는 지인들이랑 다같이 가서 먹고 오고 싶은데 경기도 외곽에 살다보니 시간이 나지가 않네요.

조만간 서울에서 모임이 있으면 그때나 좀 주선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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