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데 메뉴는 항상 제가 골랐습니다.
그러면 꼭 먹고나서 아니면 먹으려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초치는 말을 합니다.
이거는 별로 먹기 싫었다던지 국물이 땡겼다던지 오늘은 좀 다른 거 먹고 싶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싫으면 다른 거 먹자고 하면 아니라고 그냥 이거 먹자고 합니다.
이거 먹고 다른 거 바로 먹자고 하면 또 돈이 아깝다고 그러고 굉장히 사소한 것 때문에 화를 내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기면 그 다음에는 무조건 뭘 먹을지 결정하라고 선택권을 넘겨주면 계속 선택을 못 합니다.
음식 결정장애가 있어서 뭘 고를지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결국은 또 제가 고르고 음식이 나올때 계속 긴장된 상태로 지켜봐야합니다.
입맛에 맞아하는지 잘 먹는지 지켜보고 맛있다고 하면 그제서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하지만 맛있다고 해놓고 나와서 또 딴 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식 결정장애를 위한 표
실제로 어떤 음식을 먹어야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표가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배고프면 중식, 일식, 고기, 라면, 한식, 치킨, 분식/야식/디저트, 기타 분야로 나눠서 먼저 고르고 그 뒤에 세분화해서 선택하도록 나온 표입니다.
고기로 가면 삼겹살, 항정살, 가브리살, 갈비, 갈매기살, 등심, 안심, 목살로 또 세분화가 되어있어서 고르기 편하게 나와있습니다.
기타에는 스테이크, 파스타, 햄버거, 피자, 베트남쌀국수, 커리, 만두 등등 다른 음식들이 나와있는데 그 외에 다른 음식을 또 생각해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가끔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을때 참고하긴 하지만 동네에 배달음식집이 많지는 않아서 그리 큰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그냥 배달이 되는 집들 중에서 하나 고르는거죠.
결정장애는 왜 생길까?
이건 딱히 질병도 아니고 정식진단명도 존재하지 않는 증상입니다.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는 성격 정도로 판단을 하며 보통은 엄격한 부모님에게서 자란 경우 이런 사례가 나타나기 쉽다고 합니다.
엄격하게 자랐기 때문에 내가 선택을 잘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아주 사소한 결정을 내리는데에도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는 겁니다.
이와 반대로 부모님이 다 챙겨주다보니 내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어릴때는 뭔가 스스로 선택을 하는 게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려서 뭔가 같이 선택을 해나가면서 점점 적극성을 띄게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같이 지하철을 타고 모르는 장소를 갔다가 거기서 밥도 사먹고 다시 집까지 들어오고 부모님없이도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난 이후부터 더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을 부모님이 해줬고 그 이후에는 친구들이 다 선택을 해줘서 더 그런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친구 중에서 아주 활달하고 다 챙겨주는 스타일이 있어서 거의 따라가는 편인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결정장애는 결국 다른 스타일을 만나서 이것저것 새로 시도를 해보고 계속 직접 결정하는 일을 늘려야 개선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괜찮다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살면서 너무나도 많은 결정을 하다보니 개인적인 일에는 그냥 누군가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있고 사람의 성격은 워낙에 다 다르다보니 이게 좋다 나쁘다 말하긴 애매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결정하지 못한 것을 남에게 미루고 그 선택에 대해 비난을 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내가 선택을 미뤘으면 남의 선택에 대해 존중을 해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