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먹기힘든 독특한 음식들 모음

매일 평범한 음식들을 먹다가 뭔가 독특한 맛을 보게되면 그게 자꾸 생각이 납니다.

평양냉면을 처음 먹었던 날도 그랬습니다.

이게 무슨 밍밍하다기보다는 약간 짠맛도 있고 심하게 말하면 뭔가 수건을 헹군 물 같은 느낌?

3번 이상 먹어야 그 맛을 알 수 있다는데 이건 나랑 아예 안맞는 음식이구나 해서 먹는둥 마는둥 하고 나왔었죠.

그런데 어느날 그 부근을 지날때가 되니 다시 한번 제대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다시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냉면을 한그릇 비우고 왔습니다.

처음의 충격적인 맛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냥 그 정도일뿐 두번이나 먹은걸로 만족하려고 했죠.

근데 한달정도 지나니 그 맛이 또 생각나는겁니다.

이게 왜 땡기지? 싶을 정도로 제 입맛에 안맞았는데 그게 또 생각이나서 참 요상한 음식이다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음식은 많이 먹어볼수록 좋고 특이한 음식들도 많이 접해볼수록 맛의 세계가 더 넓어진다는 생각을 그 이후로 자주 하고 있는데요.

그 덕분에 이것저것 다 먹느라 살만 찌고 지갑만 홀쭉해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약간 독특하거나 신기했던 음식과 과일 등에 대해서 한번 적어보려고 하는데요.

지금은 이미 보편적으로 알려져서 마니아층이 많은 음식들도 있어서 딱히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간단하게 읽고 넘겨주셨으면 합니다.

1. 돼지 특수부위 모듬, 돼지꼬리

특수부위하면 뭐 부속구이를 말하는건가 아님 뒷고기를 말하나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뒷고기는 정말 저렴한 부위였는데 지금은 이걸 비싸게 받는집도 있어서 서울분들도 많이 알더군요.

하지만 제가 말하려고 하는 부위는 덜미살, 발탄살, 천겹살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부위들입니다.

저는 이걸 제주시청에서 처음 먹었는데 일단 덜미살은 돼지 뒷덜미 부위로 한마리 잡으면 100g정도만 나오는 특수부위입니다.

발탄살은 구울때 폭탄처럼 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천겹살은 아삭아삭한 맛이 나는 부위로 요즘은 항정살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여기에 뽈살도 있고 아무튼 요런 특수부위들은 돼지를 한마리 잡아도 많이 나오지가 않아서 이걸 전문적으로 파는 집은 거의 못봤었습니다.

근데 제주시청에 놀러갔다가 울돝이라는 발음하기도 힘든 식당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꽤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있길래 그냥 술안주로 한번 경험해보자는 생각에 여러가지로 주문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더군요.

비계를 좋아하는 1인으로 덜미살이 참 쫀득하고 맛있었는데 덜미라고 하면 당연히 목살인가 할 수도 있겠지만 목살과는 또 다른 부위라고 합니다.

목살보다 단기는 저렴한데 보통은 돼지머리에 붙어서 나가기 때문에 정육점에서 따로 팔진 않는다고 하더군요.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그렇지 않아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부위들입니다.

돼지꼬리는 아마도 못먹어보신 분들 많을텐데 저도 족발이나 미니족만 먹었지 꼬리를 먹어보진 못했었습니다.

따로 파는 식당도 없었고 그랬는데 금천구에 있는 재래시장에 갔다가 양념돼지꼬리를 파는데가 있어서 처음 먹어봤었습니다.

빨갛게 매운족발처럼 양념을 해서 5천원인가 샀었고 양념이 없는것도 있었지만 혹시라도 잡내가 많이 날까봐 양념이 되어있는걸로 골라서 집에 왔네요.

그리고 저녁에 술상을 차려놓고 먹는데 맛은 족발 껍데기 부분이랑 똑같았습니다.

대신 가운데에 뼈가 있어서 겉에만 쏙 발라먹어야했구요.

미니족보다 먹기 편해서 그 이후로 재래시장에 가면 하나씩 사오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돼지꼬리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파는 고깃집도 있다고 하던데 즉석에서 직접 구워먹으면 더 맛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두리안

지금도 처음 먹었던 그 충격의 향이 계속 기억나는 과일입니다.

저는 이걸 처음에 홍콩에서 먹었는데 과일 그대로 먹은게 아니라 편의점인가 마트에서 두리안음료를 누가 사와서 그걸 마셨습니다.

제가 처음 마신건 아니고 누군가 처음 뚜껑을 땄다가 이거 날짜 지난 것 같다고 해서 그때 마시게 되었습니다.

날짜는 안지났고 두리안이 원래 지독한 향이라는건 알고있었기에 원래 이런거다하면서 제가 다 마신다고 했죠.

그리고 마시는데 솔직히 맛은 괜찮았으나 냄새가….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훅 올라와서 살짝 힘들긴 했습니다.

코를 막고 먹으면 괜찮은데 다시 코를 열면 목구멍에서 그 향이 쑥 올라와서 참 힘들더군요.

누구는 똥냄새가 난다던데 저한테는 딱 음식물쓰레기 냄새 그 자체였습니다.

근데 그 뒤로 또 호기심이 일더군요.

음료는 저런 향이었고 무난한 맛이었지만 과일은 어떨까란 생각이 들어서 그 뒤로 동남아여행을 갔을때 하나 사먹어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운명이 참 신기하게도 동남아에 여러번 갔지만 한번도 잘라서 파는집을 못찾았었고 들어간 과일가게에서는 팔지않거나 아니면 호텔에 복귀해야하는데 두리안을 들고는 호텔에 못들어간다고 가이드가 재촉해서 결국은 못샀었습니다.

그렇게 기회가 안되서 못먹고 있었는데 또 홍콩에 갔을때 스탠리에 있는 마트에 가보니 마침 두리안을 잘라서 팔고있더군요.

랩으로 씌워져서 팔고있던데 가격은 비쌌지만 이걸 드디어 먹어본다는 생각에 덥썩 집었습니다.

그리고 야외에 있는 테이블에서 펼쳐서 먹는데 랩이 한겹이 아니라 최소 5겹은 씌워져있더군요.

한겹 한겹 풀때마다 냄새가 점점 올라오는데 다 풀고 딱 입에 넣으니 음료로 먹을때랑은 또 다른 맛이 느껴졌습니다.

냄새는 솔직히 그때 그 음료가 충격때문인지 더 심하게 느껴졌었고 처음 먹은 두리안의 맛은 호두아이스크림?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차갑지 않은 호두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이었는데 식감은 뭐 흐물흐물하니 과하게 익은 바나나같다랄까?

그리고 일회용수저가 있어서 그걸로 먹었는데 만약에 수저가 없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겠구나 싶더군요.

이걸 손으로 들고 먹었으면 물티슈로 손을 아무리 닦아도 계속 냄새가 났을 것 같아서 말이죠ㅋㅋ

그때 한번 먹었으니 이제 호기심도 채웠겠다 다시는 뭐 먹을일 없겠거니 했는데 쿨타임이 벌써 찬건지 사진만봐도 두리안을 먹고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먹을땐 그냥 괜찮네? 이 정도였는데 이제는 꼭 한번 더 먹고싶다로 바뀐 상황이라 코로나가 풀리면 나중에 여행가서 한번 더 사먹으려고 합니다.

아, 그리고 주의할 점은 두리안을 먹을때 절대로 술과 같이 먹지 말라는 것입니다.

서로 상극이라 응급실에 실려가게 될 수도 있다니 주의하세요.

3. 송화단

이건 영등포에서 처음 먹어봤던 메뉴입니다.

한창 오향장육에 빠져서 영등포만 가면 무조건 대문점으로 들어가서 1차로 소주를 마시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저희의 1순위는 대문점이었는데 가끔 쉬는날인지 뭔지 가게가 영업을 안할때면 그 근처에 있는 북창원으로 갔었습니다.

아마도 대문점 말고 다른데도 가보자 이런때 한번 갔었고 그 뒤에 대문점이 쉬는날 한번가고 그랬던 것 같은데 두 음식점의 차이는 먼저 서비스로 나오는 걸죽한 미역국이 있느냐 없느냐였습니다.

대문점은 걸죽한 미역국이 나왔었고 오향장육에 오이가 위에 올려져나왔었습니다.

저는 오이를 좋아했고 본음식이 나오기전에 밑반찬으로 나오는 미역국을 좋아해서 대문점을 자주 갔었습니다.

북창원은 일단 그 미역국인지 탕인지가 없었고 오이가 아니라 대파가 나와서 저는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북창원을 가면 항상 시키는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송화단입니다.

처음에는 옆 테이블에 아저씨들이 시커먼 계란을 먹고있길래 마침 안주도 다 떨어져가던 저희는 저걸 하나 시키고 소주도 한병 시켜서 먹으면 되겠다는 생각에 주문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송화단이 나오는데 가운데 노른자가 거의 다 삭아서 줄줄 흘러내리고 있더군요.

삭힌 음식이라는 걸 대충 물어봐서 알고는 있었는데 비주얼이 너무 신기해서 보고있다가 넙죽 입에 넣고 씹었는데 식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살짝 암모니아 느낌만 휙~ 지나가고 약간 코끝에서 은은하게 남아있는 정도라 먹기 힘들진 않았고 겉은 쫄깃한데 속은 촉촉해서 술안주로 너무 좋았습니다.

그 뒤로는 가자마자 바로 시켜서 오향장육이 나오기 전에 먼저 먹곤했는데 나중에는 겉에 꽃이 피어있는 무늬때문에 송화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까지 사장님한테 듣고 뭐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송화단은 영등포에서 먹고 그 뒤로 아직까지 먹어본 적이 없는 추억의 음식입니다.

4. 똠양꿍

똠양꿍은 태국에 신혼여행을 갔을때 컵라면으로 처음 접해본 음식입니다.

이걸 태국에서 제대로 먹었어야했는데 다른 팀도 있어서 현지음식을 먹진 못했네요.

대신 스노클링을 할때 가이드가 잠깐 혼자 컵라면을 먹으면서 이게 뭔지 아시냐고 해서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이게 똠양꿍이라는건데 처음 먹을땐 아주 시큼한 김치찌개같은 느낌이라 못먹겠다고 집어던졌던 음식이라 설명을 해주더군요.

근데 그 뒤에 한두번 먹고나니 너무 맛있어서 이제는 컵라면도 자주 먹는다고 해서 그 가이드가 먹던걸 잠깐 국물만 먹어봤었습니다.

맛이 충격적이다라는 걸 알고 먹으니 그리 충격적이진 않았고 뭔가 입맛에 잘 맞는 느낌?

그 뒤로 한국에와서 태국음식점을 찾아다니면서 똠양꿍을 한번씩 다 먹어보곤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컵라면도 주문해서 먹고 얼마전부터는 컵누들 똠양꿍을 박스로 사놓고 먹는데 먹을때 약간 케첩을 다 추가해서 먹으면 약간 더 새콤함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스리라차소스도 넣고 케첩도 넣고 그렇게 먹는게 맛이 좋더군요.

그 이후로 태국음식점을 몇군데 더 찾아가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똠양꿍이 냄비에 나오는것보다 똠양꿍쌀국수로 나오는게 더 제 입맛에는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냄비에 수저로 떠먹는 스타일은 너무 부드러운 맛이고 쌀국수로 나오는게 아주 쇄콤하니 좋더군요.

이것도 태국현지에 가서 먹어보고 싶은데 이놈의 코로나가 언제쯤 끝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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