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총각네야채가게를 지나가는데 알배추 1통에 1500원씩 파는 걸 봤습니다.
엄청 통통한 사이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홀쭉해서 몇 장 붙어있지도 않은 그런 상품은 아니길래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지나갔습니다.
들고가는 것도 귀찮고 이제는 가격이 많이 내렸나보다 하면서 나중에 올라갈때 집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사도 되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일을 다 마치고 올라가면서 집 근처에 있는 마트를 들렀는데 거기에선 알배추를 1통에 2900원씩 팔고 있더군요.
와이프가 집에 알배추 다 떨어졌다고 가격 괜찮으면 사오라고 해서 계속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2900원은 좀 애매하다 싶어서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그냥 내일이나 총각네야채가게가서 알배추 1통 사올 생각입니다.
거의 2배정도 가격이니 마트에서 사기는 도저히 아깝고 현금 챙겨가서 야채가게를 가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요즘 야채값이 진짜 너무 비쌉니다.
청양고추도 한묶음에 원래는 1천원대 초반 하던거 지금은 한 5~6천원씩 받고 있고 가지나 애호박도 비싸서 못 먹고 있습니다.
오이는 뭐 말 할 것도 없고 그나마 저렴한 게 숙주나물, 콩나물,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정도 밖에 없고 대파도 요즘은 비싼 편이어서 그냥 콩나물이나 팽이버섯 위주로만 먹고 있는 중입니다.
그나마 알배추 하나 사서 그걸로 쌈 싸먹고 썰어서 배추된장국 끓여먹고 팽이버섯이랑 숙주나물은 훈제오리 같은 거 먹을때 같이 쪄먹고 있습니다.
내일은 된장찌개나 끓일까 했는데 보니까 된장찌개에 넣을 재료가 없더군요.
두부를 사와서 끓일까 생각해봐도 집에 감자나 호박도 없으니 두부랑 팽이버섯만 넣고 끓일까 아님 뭘 더 사올까 하다가 그냥 포기했습니다.
돼지고기 얼려놓은 거나 냉장실에 빼놨는데 그냥 집에 있는 김치로 김치찌개나 끓이기로 했습니다.
야채값이 비싸니까 딱히 해먹을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냥 인스턴트 제품 위주로 요즘 계속 먹고 있는 중입니다.
야채는 그냥 냉동으로 싸게 사서 해먹던지 그 외엔 뭐 방법이 없습니다.
이틀에 한 번은 그냥 라면으로 한끼 때우고 있고 가끔 싸게 파는 야채 있으면 그거 사와서 한 끼 해먹고 매일 패턴이 비슷비슷합니다.
과일도 비싸서 사과나 사러 나갔다가 도저히 1개당 3천원씩 주고는 못 사먹을 것 같아서 그냥 만만한 바나나 한묶음이나 사왔습니다.
제가 어릴때는 바나나가 비쌌고 사과는 그냥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는데 지금은 바나나가 엄청 저렴하고 사과는 이제 쉽게 살 수 없는 과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제주도에 살때는 그나마 겨울에 귤이라도 실컷 먹을 수 있었는데 육지에 올라오니 이젠 귤도 사먹어야하고 참 서럽더군요ㅎ
야채나 과일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게 참 무섭고 날이 풀리면 좀 가격이 저렴해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언제 가격이 내려가려나 기다리는 중입니다.
들어보면 농사짓는 분들이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것도 아니고 예전보다 오히려 값이 더 내려갔다고 하는 인터뷰도 나오던데 중간에서 해먹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건지 참 씁쓸한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