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이 도끼 하나를 들고 개미외계인들을 처치하는 게임입니다.
횡스크롤 액션게임이며 자레코에서 개발하였습니다.
원래 이름은 더 아스티아낙스(The Astyanax)이고 로드 오브 킹이라고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길을 걷다보면 갑자기 땅에서 비석같은 게 올라오는데 이걸 부수면 필살기를 쓸 수 있는 아이템이나 방패, 피를 채워주는 아이템 등이 나옵니다.
이 게임은 제가 아주 어렸을 적 학교 앞 게임기를 파는 곳에서 공짜로 시켜줘서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이 그 가게에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기 차례가 오면 한번씩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2번까지는 안 되고 딱 1번만 할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 하기엔 난이도가 좀 있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첫번째 보스까지도 가지 못하고 그냥 끝났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집에서는 패밀리 게임기가 가장 인기였는데 저도 패밀리를 사면 줄서서 했던 아스티아낙스를 할 수 있을 줄 알고 아부지를 졸라서 한대 샀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연결을 했는데 그 게임이 없어서 실망했었죠.
그래도 150가지 게임팩을 샀었기 때문에 그걸로 한동안 아쉬움을 달래곤 했습니다.
슈퍼마리오도 하고 다른 고전게임들도 그때 많이 했었는데 하다가 게임이 지겨워지면 1천원, 3천원, 5천원을 내고 다른 게임팩으로 교환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재밌는 게임이면 대부분 5천원을 내고 바꿔야했기에 돈을 모아서 한번씩 겨우 바꾸곤 했습니다.
하다가 그래픽이 깨지거나 연결이 안 되면 게임팩의 메모리 부분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끝에 메모리처럼 생긴 곳을 지우개로 막 지워서 다시 끼워보고 그랬었습니다.
동네에 재믹스가 있는 동생네 집에 가서 놀기도 하고 겜보이인지 뭔지 다른 게임기가 있는 집에도 놀러갔었는데 그 모든 것들이 다 가지고 싶었지만 그땐 너무 가난했기에 지겹디 지겨운 패밀리 150가지 게임팩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국민학교 5학년쯤부터 패밀리는 접고 오락실을 다녔었습니다.
오락실에 있는 게임들이 진짜배기구나 알았던 겁니다.
그때 생각하면 참 불쌍한 일들이 많았었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건 윗집에 잘사는 가족들이 바나나를 박스째 사와서 먹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박스로 사와서 먹는데 상한 것처럼 검게 변한 것들이 많으니까 그걸 모아서 못사는 집 애들 먹으라고 바깥에 놔둔 겁니다.
먹으라고 얘기해서 가보니까 바나나가 놓여있었고 그때만 하더라도 바나나는 엄청 비쌌기 때문에 껍질 안쪽에 붙은 실같은 것들도 다 떼먹곤 했었습니다.
아껴서 녹여먹을 정도였으니 그걸 공짜로 나눠준다고 하니까 다들 막 집어오고 난리가 났었죠.
2개를 들고와서 하나는 먹고 남은 하나는 엄마를 주려고 집에 가져갔다가 니가 그지냐고 막 혼났었던 기억이 납니다.
맛있는 걸 혼자 먹기 미안하기도 하고 엄마도 이거 한번 먹어보라고 챙겨간건데 갑자기 혼나니까 너무 서러웠었는지 그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게임 하나를 보니까 그 당시의 여러가지 기억들이 쭉 떠오릅니다.
친구들이랑 목욕탕에 갔다가 나와서 떡볶이를 사먹던 일도 떠오르고 같이 수왕기를 했던 장면도 떠오르고 처음 친구네집에서 소주를 몰래 마셨던 일도 생각납니다.
그랬던 친구들이 다들 나이가 들어서 건강식품 챙겨먹고 있네요ㅎㅎ
가난이 뭔지 참… 그때도 너무 쪽팔린 일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빈부격차에 대해서 더 어린 아이들까지 팩트폭행을 하는 시대라 요즘 가난한 친구들은 더 힘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