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맛이 좋았던 호평동 캡슐커피자판기

호평동 동양파라곤아파트 단지내에는 바리스케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로봇이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인데 영업시간이 끝나면 그 옆에 있는 캡슐커피자판기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자판기는 24시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산책을 하다가 한번씩 커피를 마시고 싶을때 들러서 뽑아 마시는 편입니다.

프리미엄 캡슐커피 셀프카페라고 되어있는 공간인데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 커피와 티를 선택해서 마실 수 있습니다.

가격은 대략 2천원 정도이며 주문할 음료를 선택하면 캡슐이 나옵니다.

나온 캡슐을 다시 투입구에 넣으면 음료가 나오는데 아이스로도 선택이 가능합니다.

어제는 저녁에 집에서 삼겹살을 엄청 먹고 잠깐 쉬다가 배도 꺼뜨릴 겸 운동도 할 겸 강아지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매번 가는 포인트가 있었는데 유난히 어제 강아지들이 지겨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자주와서 그런가 하는 생각에 그냥 천마산 입구까지 갔다와야겠다 하고 바깥으로 나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러가려다가 근처에 있는 바리스케이 옆 캡슐커피자판기를 보고 오랜만에 커피 한 잔이 땡겼습니다.

잠시 룸메한테 강아지들을 맡기고 안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뽑으려는데 아이스티도 있더군요.

커피를 마실까 아님 아이스티를 마실까 하다가 늦은 시간이라 아이스티가 낫겠다 싶어서 뽑는데 얼음도 잘 나오고 아이스티도 적당히 달달한 게 맛있었습니다.

잠시 앉아서 마시는데 날씨도 좋고 바람이 좀 세긴 했지만 그래도 막 춥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스티를 들고서 밖으로 나갔다가 천마산 입구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반대편 길로 내려오면서 작게 있는 공원 같은데도 들어가고 놀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녁에 나가면 파라곤아파트 앞 사거리부터 천마산 입구까지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사람이 없는 길을 지나다니는 것도 재밌고 165번 버스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거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 불꺼진 상가를 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예전 중학생때 친구네 집에서 자다가 문득 냉장고에 있는 소주가 궁금해서 둘이 나발을 불고는 기분이 업 되서 새벽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다음날이 토요일인데 특별활동을 하는 날이어서 수업이 없기도 했고 술을 마시니 너무 기분이 좋아져서 우리 그냥 이렇게 새벽에 나왔다가 그대로 동네 돌아다니면서 시간때우고 학교에 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편지를 쓰고 둘이 나갔었습니다.

그냥 걱정하지 마시라는 내용으로 혹시나 아침에 들어와서 우리가 없으면 걱정하실까봐 집을 나간다고 편지를 썼는데 그걸 본 친구 부모님이 보고 가출한다는 의미로 알고 너무 놀라셨나봅니다.

그때는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저희는 몰랐었습니다.

새벽에 나가서 괜히 뛰어다니고 소리도 지르고 동네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야기도 하고 친구놈은 한참 담배를 배웠을 시기여서 혼자 담배도 태우고 그렇게 여기저기 다니다가 너무 추워서 공원 그네에 앉아 가정통신문을 태우고 있었습니다.

가정통신문을 태우면서 너무 추우니까 그냥 집으로 다시 들어가자 했었는데 그때 친구 부모님이 저희를 찾으러 여기저기 다니다가 공원까지 오셨던 겁니다.

보자마자 쓰러지시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더군요.

눈이 동그래져서 왜 그러시지? 친구가 담배피우는 걸 아셨나? 생각했는데 자초지종을 듣고나니 우리가 편지를 쓰고 가출한 줄 아셨다고;;

오랜만에 친구네 집에서 자다가 그냥 기분이 업 되서 나온건데 그렇게 오해를 하셨으니 미안해서 한동안은 친구네집도 못가고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ㅎ

조용한 길거리를 다니면 아직도 그때 생각이 나는데 친구랑 만나서 술을 마시면 아직도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랬던 친구녀석이 이제 곧 장가를 간다고 하니 오랜만에 결혼식장에서 친구 부모님들을 만나게 되겠네요.

축하드린다고 이야기 전해드리고 손 한 번 꼭 잡아드리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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