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는 500원을 들고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시켜서 야끼만두나 못난이만두 둘 중 하나를 같이 먹곤 했습니다.
그때는 100원에 떡볶이떡 4개 이런 식으로 주셨기 때문에 300원만 있어도 나름 한그릇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떡볶이도 맛있지만 사이드메뉴로 김밥이나 계란, 만두가 특히 맛있었는데 저는 그 중에 못난이만두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야끼만두를 떡볶이 국물에 푹 눌러담아서 바삭한 만두피를 약간 연하게 해서 먹는 분들도 있었고 아예 피가 말랑말랑한 납작만두를 국물에 비벼서 먹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는 못난이만두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를텐데 못난이만두는 동그란 모양에 속이 당면으로 가득 찬 만두입니다.
당면에 후추를 많이 넣은 만두이고 그걸 반으로 갈라서 떡볶이 국물을 그 위에 부어서 먹거나 아니면 국물에 같이 비벼서 먹으면 별 거 아닌데도 진짜 맛있었습니다.
개당 150원인가 그 정도로 팔았던 것 같은데 500원을 내고 만두 하나 추가해서 떡볶이랑 먹으면 든든하고 진짜 좋았습니다.
국민학교 바로 근처에 한 포장마차 떡볶이집에서 제일 자주 먹었고 나중에 중학생이 되서도 한번 가서 먹은 기억이 있는데 제가 중학교 2학년쯤 되니까 그 포장마차 떡볶이집이 없어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집이었는데 참 아쉬웠네요.
야끼만두는 다른 분식집에서도 많이 파는 메뉴였는데 신기하게도 못난이만두는 그 분식집이 없어진 이후로 동네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만두가 되었습니다.
근처 분식집 어디를 가도 그 이후에는 전혀 팔지 않아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날 남양주의 한 분식집에서 못난이만두를 보게 되었습니다.
짱떡볶이라는 분식집이었는데 처음에는 당연히 계란튀김이겠지했는데 계란튀김은 옆에 따로 있었고 진짜 제가 어릴때 먹었던 못난이가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와이프랑 같이 먹으면서 이거 아냐고 물어봤더니 와이프도 모르더군요.
이거 국물에다가 먹으면 진짜 맛있다고 알려주고 같이 먹었는데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바로 느껴져서 진짜 신기했습니다.
그 이후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청량리에 야끼만두, 못난이만두 2개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바로 얼마 전에 갔다왔고 현재 먹고 남은 만두는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을 만큼 꺼내서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먹고 있는 중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여전히 맛있었는데 추억의 만두들을 파는 곳이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청량리에 가시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니 드실 분들은 한번 검색해보세요.
어릴때는 진짜 떡볶이를 좋아해서 하교길에 자주 먹었고 특히 목욕탕에 갔다가 나와서 친구들이랑 먹는 떡볶이는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오뎅국물을 서비스로 챙겨주셔서 그거에 같이 먹곤 했던 기억도 나고 다같이 얼굴 뽀얗게 씻고 나와서 줄줄이 안으로 들어가서 길다란 의자에 앉아서 먹었던 기억도 납니다.
학교에서 우유급식을 할때 애들이 우유를 안 마시고 남겨두면 주번이 그걸 챙겨놨다가 집에 갈때 학교 근처에 있는 분식집에 갖다주고 우유 1개당 100원씩 해서 떡볶이랑 이것저것 먹었던 기억도 나는데요.
우유가 많이 남는 날은 분식집에서 파티하는 날이어서 이것저것 시켜서 같이 먹고 그랬었습니다.
그때는 돈을 내고도 우유가 너무 차가워서 안 마시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들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네요.
만두 하나에 예전 기억들이 하나둘씩 다 살아나서 나중에 친구들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은데 언제 만날 기회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살아있으면 언젠가는 뭐 한번씩 만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